[광진 詩마당] 알츠하이머

강효정

2021-08-17     성광일보

      알츠하이머
                      강효정

 

떠밀려와 되돌아갈 수도
내디딜 곳도 없는 자리
거센 파도에 물의 기억 모두 씻기어
풀씨 하나 품지 못한다

내가 부르는 소리는 맺힐 곳 없어
되울리지 못하는데
도요새가 종종걸음으로 쓴 발자국 편지도
지우고

바람 따라 바뀌는 너의 몸짓에
안간힘을 써보다 소르르 놓아 버린 뒤
맑게 부서지는 수만 개의 모래알
해탈의 경계를 슬몃 넘본다

2014년 광진문학 시부분 신인상,
2015년 신사임당 백일장 입상.
나래시조 백일장 입상,
사임당 시문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