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훈련원 부지는 성수동에서 어떤 땅으로 남아야 할까

[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34)서울숲 승마훈련원

2021-10-26     서성원 기자

 

소재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지난 10월 14일부터 4일 동안 서울숲 승마훈련원이 임시 개방을 했다. 왜 임시 개방을 했을까. 시민과 전문가들에게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부지 활용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한다. 성동구민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 승마훈련원이란
한국 전쟁이 끝나고 1954년에 신설동에 있었던 서울경마장이 뚝섬으로 이전한다. 이게 뚝섬경마장이다. 경마장에서 사용하는 말들을 훈련시켰던 곳이 승마훈련원이다. 마사와 관리동 건물이 있고 훈련용 트랙이 있었다. 그때 사용하던 건물은 현재까지 남아있다. 경마장은 2005년에 서울숲공원이 된다. 그 이후에 승마훈련원이 기능이 축소되고 2014년부터 폐쇄한다. 지금도 서울숲 공원을 걷다 보면 양철 담장 차단벽을 볼 수 있다. 그곳이 승마훈련원이다.
그런데 공원 안에 있으면서 왜 금단의 구역으로 남아있었을까. 7년의 세월을. 
88년 올림픽을 앞두고 과천에 경마장을 만든다. 뚝섬경마장이 과천으로 옮겨간 것이다. 마사회가 이용하던 땅을 서울시에 기부 채납했다. 하지만 승마훈련원은 그대로 남아서 마사회에서 관리한다. 그러자 서울시가 뚝섬 승마훈련원 부지 부동산 명도 청구 소송을 낸다. 승소한다. 이게 2013년 그즈음의 일이다. 

◆ 리모델링해서 공공승마장으로 사용하려던 서울시와 성수 주민의 반발
승마훈련원 가까이 성수고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다. 승마장을 운영하면 악취가 나니까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를 기억하는 주민분의 얘기를 들어보면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악취가 심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승마훈련원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좁아서 차량이 통행하려면 도로를 확장해야 했다. 그것 역시 법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엔 어떨까. 서울시에서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시민의 의견을 들어서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결정한다고 한다.

 

◆ 서울시가 확실하게 주민의 의견을 들어주기를
지역주민과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취재를 하면서 몇 가지를 느꼈다. 
우선 서울시가 지역주민 혹은 서울시민의 의견을 얼마나 성실하게 들어줄지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승마장으로 개장하려던 당시, 주민들은 승마훈련원이 승마장으로 개장하려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성수동에서 주민자치 대표를 맞고 있는 분이었는데도 그랬다고 한다. 이번에는 서울시가 확실하게 주민의 의견을 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일부 주민은 지역주민이 나서서 이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래야 2013년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마훈련원의

◆ 성수동 주민들이 바라는 승마훈련원 부지
나는 방송용으로 쓰기 위해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보았다. 서울숲 승마훈련원 앞에서 의견을 물었다. 서울숲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관심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은 알 것 같았다. 답변자가 어디에 거주하느냐에 따라서 의견이 달랐다. 성수동 주민과 아닌 사람으로 구분된다. 성수동 주민이 아닌 사람들의 의견은 이랬다.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일부 시민은 승마장을 유지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했다. 수년 전의 과거를 모르기 때문이다.
성수동 주민이 원하는 것은 대략 네 가지 범주였다. 인근에 학교가 있으니까 조용한 쉼터 같은 공간,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정도를 원했다. 
또 한 범주는 도서관이나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2013년에도 주민이 원하는 시설이라고 한다. 다음은 운동시설이 들어오기를 바랬다. 게이트볼장이나 탁구장을 원했다. 코로나로 인해 서울숲에 야외 탁구가 인기가 높은데, 탁구대가 하나뿐이어서 어르신들이 불편하다면서 마사 하나쯤은 탁구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 범주는 뚝섬의 역사성을 살리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조선 시대의 뚝섬과 근현대의 뚝섬. 뚝섬승마장은 서울미래유산이다. 일부 건물을 존치해서 뚝섬을 역사를 알려주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뚝섬 변천사

19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