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시] 종이상자 집 2

신이림

2022-03-11     성광일보

종이상자 집 2
                       심이림

 

길고양이가 살고 있던
종이상자 집이
며칠 사이에
철거되어 버렸다

이사비는 준 걸까?
이사 갈 곳은 있었던 걸까?

마음이 사방을
두리번거리는데

콕, 콕, 콕,
고양이 발자국처럼 박힌
키 작은 꽃들이
빈 집터에 이삿짐을 풀고 있다

- (사)한국문인협회 광진지부 부회장
-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 2011년 황금펜아동문학상 동시 당선
- 동화집 《염소배내기》 《싸움닭 치리》 외 다수
- 동시집 《발가락들이 먼저》 《춤추는 자귀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