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그릇

강효정

2022-03-11     성광일보

        그릇
                   강효정

 

깨졌다
너에게 담아줄 길이 없다
밥그릇이면 따뜻한 밥
대접이면 우려낸 진한 것들

펄펄 끓는 국,
숨고르기 할 빈 그릇이 없다
뜨거운 국자에 입이 데인다

접시, 국그릇, 밥그릇, 유리컵
격식에 맞게 그릇을 둬야 하는데
펄펄 끓는 사랑을 담으려다
유리그릇에 금이 갔다
손에 금이 갔다

 

-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학석사
- 한국문인협회, 사임당시문회, 광진문인협회 회원
- 광진문학 시부문 신인상, 신사임당백일장 입상, 나래시조백일장 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