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 봄날의 몽유

남진숙

2022-03-28     성광일보

         봄날의 몽유
                        남진숙

물오른 여린 꽃잎이 머금은 붉은 언어
설핏이 낮잠 든 사이 유유한 기억의 숲
산철쭉, 몸을 풀던 날 산바람도 숨죽였다

절정의 화려함을 한눈에 담지 못해
속눈썹 촉촉해진 눈물을 끊어내고
계절  끝 경계에 서서 너를 떠나보낸다

가시밭 그 길목에 못다 한 말 뿌려놓고
흩어져 날아가 버린 시간의 편린 모아
칸칸이 꽃덤불 싣고 봄열차가 달려온다

 

 

 

 

 

 

- 2016년 신사임당 백일장 시부문 입상
- 2016년 광진문협 시부문 신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