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나는

고 양명섭

2022-06-29     성광일보

우리의 삶은 늘 크고 작은 물맴을 일으키는 아픔들로 흔들린다 살다 보면 뜻밖에 돈을 몽땅 날리기도 하고, 믿었던 이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혈육들을 잃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흘러온 강물이 엉켜버리게 된다.  
이 그물 불그림자에선 어찌 벗어날 것인가 방법을 찾는다 
첫째, 바람 햇살 이 땅 어둠조차 있는 그대로 온몸 그러안고 비록 목마르지만 절룩이며 그 고통 막다른 골목까지 쫓아가는 것이다
두 번째, 그릇을 비우는 것이다 그릇만 온전하면 안 고이는 약은 없다 눈높일 낮추고 조금 아랠 내려보면 마음 편해진다 아픔도 약이다.  
10년 전 10억보다 지금의 1억이 더 아깝다. 어쩌면 1년 전 1억보단 오늘 잃은 만 원이 더 소중하다. 마음도 아린다 물처럼 흘러가다 보면 흐르는 핏물도 아련히 잊히는 것, 눈물단지를 비운다는 건 눈물과는 무관하다 그냥 살면서 지난 일에 집착하지 않으면 그런대로 살만한 가치가 있을 게다 가끔 감칠맛도 향기도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