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오래된 집

이 민 자 시인 성동문인협회 사무차장

2023-11-15     성광일보

고골 춘궁 낚시터 폐가 한 채

바가지 국자 냄비 플라스틱 검은 비닐봉지가
마당에 굴러다니고 있다.

기둥 모서리에는 거미줄이 숭숭 나 있고
거미줄 중간에 나방 두 마리가 거미줄에 묶여
파닥거리고 있다.

날아보려고 날갯짓을 할수록
거미줄은 나방을 휘감는다.

오랫동안 인적이 끊긴 집

쥐들이 들락거리고 나무토막과 낡은 그릇들이 
까만 먼지를 뒤집어쓴 채 엎드려 있다.  
그 집에는 검은 먼지와 들쥐들이 쥐똥과 섞여 살고 있었다.

쥐들은 사람의 인기척을 듣고
쥐구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나와 낡은 집안을 기웃거린다.

주소마저 지워진 집
이미 쥐들은 그 집에 주인이 되어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