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종鐘의 침묵

김 욱 동 시인, 소설가 성동문인협회 이사

2023-11-15     성광일보

녹슨 폐업을 삼키는 울음
태초 하늘이 나뉠 때 
종루에서조차 팽개쳐진 신물神物
리사이클 더미 붉은 침상에서 
찢어진 성대결절에 통증을 견딘다.
언어가 되기 전 장엄했던 울림은
지중해 너머 붉은 바다를 갈랐다.
수달의 장막 광야 시절부터 
제사장의 모습처럼 산화되는 녹
'에밀레 에밀레' 젖무덤 쥐어뜯는
불명佛鳴의 소리, 부재不在의 묵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