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예선 1∼4위 독식에도 진땀 흘린 태극궁사들

2014-09-24     성광일보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이 예선 1∼4위를 싹쓸이한 뒤에도 한참 식은땀을 쏟았다.

14일 인천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부 예선라운드는 끝까지 혼전 양상을 보였다.

예선라운드 순위는 본선 출전자를 선발하는 데 반영돼 선수들에게는 무척 중요한 한판이었다.

협회는 올해 2차, 3차 월드컵 성적 20%씩, 아시아그랑프리 성적 20%, 예선라운드 성적 40%로 본선 출전자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오진혁(현대제철), 이승윤(코오롱), 김우진(청주시청), 구본찬(안동대) 등 4명이 출전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단체전 본선에는 3명, 개인전 본선에는 2명이 출전할 수밖에 없어 누군가는 울어야 했다.

이날 예선라운드에서는 세 차례 국제대회 성적을 따질 때 꼴찌이던 이승윤이 1위로 치고 올라와 구도를 크게 흔들었다.

오진혁, 김우진, 구본찬도 이날 각축전을 벌여 선발전의 합격자의 윤곽은 경기 중에도 마구 요동쳤다.

예선라운드 전까지 선발전 순위는 구본찬(45점), 오진혁(40점), 김우진(35점), 이승윤(30점)이었다.

이날 예선라운드 1∼4위에게는 차례로 40점, 30점, 20점, 10점이 주어졌다.

궁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혼전 탓에 누가 선발됐는지 확신하지 못한 채 초조하게 선발전 점수 계산을 기다렸다.

결국 이승윤이 40점을 얻어 선발전을 1위로 마무리하는 대역전극을 썼고 오진혁(70점), 구본찬(65점), 김우진(45점)이 뒤를 따랐다.

이날 예선라운드에서 오진혁, 구본찬은 똑같은 1천362점을 얻어 경기 직후에 더욱 숨을 졸였다.

결국 10점 화살 수가 많은 선수가 우위가 된다는 규정에 따라 오진혁(10점 88개), 구본찬(10점 81개)은 예선라운드 2, 3위로 기록됐다.

이 순위가 선발전 점수에 반영돼 오진혁이 구본찬을 따돌리고 선발전 2위로 올라서 개인전 본선 출전자로 확정됐다.

결과적으로 예선라운드 144발 가운데 10점 화살 7개에서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권리의 주인이 결정된 셈이다.

선수들은 이날 본선 출전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 때문에 경기장에 머물다가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믹스트존을 통과하지 못했다.

장영술 한국 총감독은 "선수들이 참으로 힘든 과정을 이제야 끝냈다"며 "지친 선수들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구본찬은 "사대에서는 정말 많이 긴장하지만 우리는 평소에 함께 지낼 때는 모두 화목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촌에서 4명이 같은 방을 쓰는데 함께 빨래도 하고 간식도 먹으면서 (결전을 하루 앞둔) 어젯밤에도 잘 지냈다"고 덧붙였다.

<출처: 아시아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