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광진詩마당] 초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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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수 시인

숲 어귀 새소리마저 목이 쉰 중골마을*
바람도 몸을 낮춰 계곡 따라 내려가고
길 잃고 포승에 묶인 문인석이 나뒹군다

풀비 스친 흔적마다 푸른 온기 묻어나는
해서체로 새겨놓은 타성바지 자식 이름
울 없는 황토집 뜨락 잡풀만 무성하다

살아서도 그늘만 밟은 구겨진 한 생인데
무너진 봉분 위로 참나무가 자라난다
저물녘 이내를 걷는 초롱꽃이 애잔하다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에 있는 조선시대 내시 묘역.

장은수 시인
장은수 시인

장은수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
(사)열린시조학회 고문, (사)한국문협 광진지회 고문, (사)국제펜 이사 역임
(사)한국예총 광진지회 고문
시조집 《서울 카라반》 《새의 지문》 
《풀밭 위의 식사》, 시집 《전봇대가 일어서다》
《고추의 계절》 외.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대상, 서포 김만중 문학상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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