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선
시인, 성동문인협회 고문
시인, 성동문인협회 고문
사방을 희번덕거리며 뭐 라 뭐 라
바다가 흰 거품을 물고 크게 소리친다.
만취로 비틀비틀
역겨운 세상에 분통을 터뜨리는 술주정뱅이 같기도 하고
사랑을 잃은 슬픔을 하늘에 대고 삿대질하는 울부짖음 같기도 한
그 사내, 어느 환영 속에서 헤매다가
나를 착각했는지 퍼얼떡 펄떡 숨 가쁘게 따라온다.
외줄타기의 중심 잃은 시간
방파제 둑길을 넘어오다가
햇발에 걸려 저만큼 뒤로 자빠진다.
걸음마다 감겨있는 빛은 밤이 되고
깊은 스올의 입구까지 미끄러지면서도
바람 속에 갇힌 어둠을 살라먹는다.
허공을 치받는 울분을 몽땅 삼키려는 듯
위로 솟구치려다가 제풀에 철퍼덕 주저앉았다가
미친 듯이 몸부림치는 각골통한刻骨痛恨, 처절하다.

지하선
시인, 성동문인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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