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재구성은 불가피해졌다
야당의 재구성은 불가피해졌다
  • 성광일보
  • 승인 2016.01.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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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칼럼

김상진/ 건국대 정외과 겸임교수
엑소더스(exodus) 야당이다. 제1야당의 이름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꾸었지만 대탈출은 더욱 다가오고 있는 느낌이다. 혹독한 시절에 민주화운동을 해오며 야당을 지켜왔던 사람들에게는 새해 아침부터 한숨이 나오는 어이없는 상황이다. 보수정당의 장기집권이 예견되는 절망의 시대에 허무감을 넘어 분노를 삭이는 새해이니 말이다.

야당의 분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당연히 당 대표인 문재인 대표이다. 어느 정당이나 주류와 비주류는 있기 마련이다. 비주류가 주류에 대항하여 자신들의 다른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랜 정당의 역사가 있는 선진국 정당들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민주정당이다. 다만 다양한 의견을 당 대표의 리더십으로 설득하여 단일한 당의 정책을 결정하고 단결하여 수권의지를 다지는 것이 정당이다. 그러나 정당이 국민으로부터 냉혹한 평가를 받는다면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순리이다. 그런데 국정을 논하는 제1야당의 대표가 분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 정당을 국민이 신뢰하겠는가? 같은 정당 내에서도 통합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민을 통합하여 나라를 이끌 수 있겠는가?

문재인 대표는 비주류들을 기득권을 지키려는 반개혁세력으로 보며 분열의 책임을 비주류들에게 넘기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지난 역대총선에서 혁신공천, 물갈이 공천을 주장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하지만 물갈이 공천은 항상 주류가 자기계파를 채우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였다. 더구나 책임져야할 당 대표가 자신들을 반개혁세력으로 몰고 있으니, 비주류가 혁신공천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문재인 대표로 다음 총선을 치르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비주류의 주장은 객관적 상황이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모두 패배하였으며 제1야당의 지지율은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90%가 넘는 절대적 지지를 보냈던 호남인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호남인들은 선거 때마다 정권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을 하였으며, 영남의 후보를 선택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에 노무현, 문재인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하였던 것이다. 그 만큼 호남인들에게 정권창출은 간절했던 것이다. 그런데 야당존립의 근간인 호남인들이 제1야당을 떠나고 있다. 그것은 호남인들에게 더불어민주당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호남을 버리고 제1야당을 지킬 수 있는가?

‘작아져도 단단해져야 한다’는 문재인 대표의 말에 위험성이 내포 되어있다. 작아도 단단해져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은 명분과 신념으로 뭉쳐야 가능하다. 정치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려 작아지면 더 작아져 소멸되어버리기 마련이다. 문재인 대표의 머릿속에 ‘뺄셈정치’를 구상한다면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의 미래는 없다. 이미 우리사회는 보수정당이 유리한 지형을 점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똘똘뭉쳐 ‘덧셈정치’를 해도 모자란 판에 갈기갈기 분열을 자초하고 어떻게 수권정당이 된다는 말인가?
이제, 안철수의원 중심으로 ‘국민의당’이 출범한 상황에서 야당의 재구성은 불가피해졌다. 문재인 대표는 사퇴시점도 놓쳐버렸다. 역사에 야당분열의 오점을 남기는 책임이 문재인, 안철수 두의원 중 누가 큰지는 중요치 않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이 제1야당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석을 확보한 정당을 중심으로 야권 대통합을 이루어야한다. 야권지지자들에게는 서글픈 새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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