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과 풍수(38) 동양오술 (相 25)
동양학과 풍수(38) 동양오술 (相 25)
  • 성광일보
  • 승인 2016.02.23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천(老泉) 김 흥국 / 광진투데이 편집위원장

 

노천(老泉) 김 흥국 / 광진투데이 편집위원장

이번 호에서는 당대의 도인으로 무수한 일화를 남긴 희이 진단선생의 학문적 깊이와 철학을 느껴보고, 이를 통해 유가와 불가와 도가에서 말하는 도(道)의 느낌을 상식적으로 알아보자.

진단선생이 지은 유명한 관상서로 심상편(心相篇)이 있다. 내용의 일부를 옮기면,
심자, 모지근이니 심심이선악자견 (心者, 貌之根, 審心而善惡自見)이라.
마음이란? 상형이나 행동의 뿌리이니 마음을 살펴보면 심성의 선악이 저절로 보인다.
행자, 심지표이니 관행이화복가지 (行者, 心之表, 觀行而禍福可知)라.
행동이란? 마음의 표시이니 행동을 지켜보면 그 사람에게 미칠 화와 복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요즘 삶의 비결처럼 말하는 마음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라는 말을 진단선생은 1000년도 넘게 전에, 심상편을 통해 마음의 작용이 이렇게 위대하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또 선생은 노장사상이 가지는 도(道)에 대해 "도는 도일 수 없으며 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도가 아니다”란,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는 노자의 뜻이며, ”도는 전수할 수 없으며 전수할 수 있는 것은 도가 아니다“는 장자의 취지라고 하였다.

그럼 진단의 도는 무엇인가? "신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학문은 오로지 한 마음에 있노라. 마음밖에 도(道)가 없고 도 밖에 마음이 있을 수 없다. 도를 닦는 것은 다만 이 한 마음을 닦아서 이 한 마음을 성실히 하고 이 한 마음을 밝게 하는 등, 이 한 마음을 다할 뿐이니라." 결국, 마음과 도는 동전의 양면같이 붙어 있어서 마음이 세속에 기울면 도가 숨고, 마음이 투명해지면 도심으로 드러나니....

"마음을 비우면 뜻이 성실해지고 뜻이 성실해지면 정적(靜寂)을 떠올리게 되고 정적을 염두에 두면 기(氣)가 안정되고 기가 안정되면 신(神)이 한가해지고 신이 한가해지면 지혜가 생겨나게 되고 지혜가 생겨나면 모르는 것이 없게 되어 맞지 않는 헤아림이 없는 것이지 결코 따로 신의 도움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

이와 유사한 내용이 유교의 사서삼경 중에 있다. 어느 한 편에 치우침이 없이 살아가는 중용지덕의 중용과 나를 중심으로 내 속의 이치를 깨달아 천하를 화평하게 하는 대학의 팔조목이다.

팔조목에는 우리가 잘 아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가 있다. 이를 잘하기 위해서는 내 속으로 들어가 성의정심(誠意正心)로 내 마음을 닦아야 하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격물치지(格物致知)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세상의 이치가 환해져서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아주 쉽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란 생각이 들지만 대학의 격물치지나 진단의 마음을 비워 정적(靜寂)에 들면 기가 안정되고 지혜가 생겨 모르는 것이 없게 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정적(靜寂)에서 지혜가 생긴다는 말은 불가의 고요적멸에서 삼매에 든다는 개념과도 통하는 것으로, 마조도일스님의 마조어록 중에 일부를 들어보자, 당나라 때 사부격인 회양스님과의 대화 내용이다. 마조 왈 “도비색상 운하능견 (道非色相 云何能見)” 도란? 색깔이 있는 물건이 아닌데 어찌 볼 수 있습니까?고 물으니,

회양스님 답변이 "심지법안 능견호도(心地法眼 能見乎道)니라“ 마음이 가지는 진리의 눈으로 보면 능히 도가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心地)라는 마음 주머니에는 삼라만상의 씨앗이 들어 있어서 비가 오면 우후죽순처럼 마음에서 허상의 꽃들이 피어나지만 이러한 허랑한 것에 휘둘리지 않고 법안(法眼)이란 진리의 눈으로 보면 삼매의 꽃이 피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은 내 마음이 만드는 허망한 것으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이니, 나를 적멸보궁에 선 듯 청정하게 하여 니르바나의 경지로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는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창간일 : 2010-10-12
  • 회장 : 조연만
  • 발행인 : 이원주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서울로컬뉴스
  • 통신판매 등록 : 제2018-서울광진-1174호
  • 계좌번호 : 우체국 : 012435-02-473036 예금주 이원주
  • 기사제보: sgilbo@naver.com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