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다나까’ 재밌지만 변해야지 말입니다
<독자기고> '다나까’ 재밌지만 변해야지 말입니다
  • 성광일보
  • 승인 2016.04.0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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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남 /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취업상담팀장

▲ 최병남/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 취업상담팀장
요즈음 대세는 송송커플, 구원커플이다. 소위 아줌마라 불리는 주부들 몇 명만 모이면 유시진 대위 얘기를 한다. “연애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가슴 설레는 대사다.”, “달달한 대사가 피로를 풀어주네” 하면서 ‘태양의 후예’ 명대사를 읊조리며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여전히 섹시합니까? 수술실에서”, “헤프게 굴지 말고 강선생은 이 시간 이후 내 걱정만 합니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등 농담인 듯 진담인 듯 던지는 유대위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여심을 흔들면서, 나아가 “내가 더 좋아하지 말입니다.”, “내가 더 좋아하면 되지 말입니다.” 같은 ‘다! 나! 까!’의 군대식 말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국방부가 “~하지 말입니다.”를 폐지하고 내무반에서 “다나까” 말투 안 써도 된다고 발표한 시점에 TV 드라마가 오히려 군대식 말투를 더 친근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사실 ‘다나까’는 딱딱함의 대명사이자 군대를 대변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제대군인지원센터 컨설턴트로서 수많은 제대군인과 상담을 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일반인과 같은 용어를 구사하는 구직자를 보지 못했다. 한결같이 드라마 속 주인공 같은 말투이다. 따라서 첫 상담부터 일성으로 좀 더 부드러운 용어를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한다.

제대군인지원센터는 국가보훈처 소속기관으로 군에서 5년 이상 장교 또는 준사관, 부사관으로 복무하고 전역했거나 전역예정인 자의 원활한 사회진출을 지원하는 곳이다. 센터에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사이버연수원을 통한 자격증 및 공개채용 시험 준비는 물론, 오프라인에서 대학과 전문교육기관의 위탁교육도 지원한다.

또한, 기업협력 활동을 통해 제대군인 구직자에 적합한 일자리를 발굴하여 우수 인재를 추천하며, 취업박람회를 개최하여 구인기업과 구직자를 현장 직접 매칭하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제대군인에게도 창업과 관련한 정보제공과 교육, 관련기관의 지원을 받아 현장체험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필자는 제대군인 취업 컨설턴트로 200여 명의 고객을 관리 지원한다. 전직목표와 진로설정 방향을 제시해주고, 구직자가 원하는 채용동향과 채용공고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주기적인 상담을 진행하여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안내 역할을 하는데, 구직자가 원하는 한 평생 재취업을 지원한다.

센터 지원을 받고 취업에 성공한 A씨. 육군 장교로 7년 간 복무하고 전역한 뒤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인사차 거래처를 방문했는데,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과 ‘다나까’ 말투가 여사장에게 위압감을 주었는지 거래물량이 점점 줄어들어 한동안 회사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현실과 동떨어진 부적응자로 답답한 사람으로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군대식 말투가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상대와 장소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오히려 믿음을 주는 신뢰의 말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 사회, 기업에서 원하는 것은 딱딱하고 경직되기 보다는 부드러움과 유연함이다. 드라마 속 ‘다나까’는 보고 듣는 즐거움에 재미를 주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변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제대군인들이 인식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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