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
구불구불
  • 김광부 기자
  • 승인 2018.09.27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8.09.24

@김광부
@김광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있다(중략).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중략).

이준관의 시〈구부러진 길〉이다.  이 시를 읽노라면 구불구불한 에움길이 있는 넉넉한 풍경이 떠오른다.  시인의 고백처럼 아름다운 것은 곡선이다.”

한재욱 저(著) 「인문학을 하나님께」(규장, 198-19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나무가 더 멋스럽습니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보다는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습니다.  새들도 곧은 가지보다 굽은 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고, 함박눈도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입니다.

비단 나무뿐만이 아닙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굽이굽이 휘어진 강줄기가 더 정겹습니다.  길도 그렇습니다. 미끈하게 일직선으로 뚫린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구불구불 가는 길이 더 눈물 나게 아름답습니다.

직선으로 나는 새는 총으로 쏘아 떨어뜨 리기 쉽지만, 곡선으로 나는 새는 겨누기조차 어렵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둥글둥글한 사람, 넉넉한 사람이 좋습니다.  어머님의 얼굴을 보면,그 짙은 주름이 어머님이 살아오신 생의 길 같습니다.

누군들 직선으로 반듯하게 펴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이리 구부러지고 저리 구부러졌습니다.  그 구불구불한 주름 길이 우리를 살려 왔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닮은 어머님의 구불구불한 사랑.  감사합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엡6:2)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창간일 : 2010-10-12
  • 회장 : 조연만
  • 발행인 : 이원주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서울로컬뉴스
  • 통신판매 등록 : 제2018-서울광진-1174호
  • 계좌번호 : 우체국 : 012435-02-473036 예금주 이원주
  • 기사제보: sgilbo@naver.com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