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8.12.07
“도로의 속성을 반성하고 ‘길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로는 고속도로일수록 좋습니다. 오로지 목표에 도달하는 수단으로서만 의미를 가지는 것이 도로의 개념입니다. 짧을수록 좋고, 궁극적으로는 제로(0)가 되면 가지 목적성에 최적 상태가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모순입니다. ‘길’ 은 도로와 다릅니다(중략). 길은 코스모스를 만나는 곳이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나란히 걷는 동반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일터이기도 하고, 자기 발견의 계기이기도 하고, 자기를 남기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신영복 저(著) 님의 「나의 동양 고전 독법」(돌베게, 12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똑같은 꿀을 따지만 벌은 직선으로 날아가 바삐 거두어 올 뿐입니다. 나비는 앉을 듯 말 듯 곡선의 날개 짓을 합니다. 둘 다 꿀을 따지만 벌은 그저 바빠 보이고 나비는 노는 듯 즐기는 듯 춤을 추는 것 같습니다.
벌 같은 직선의 사람이 있고 나비 같은 곡선의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목적지를 가지만 ‘도로’ 에서 늘 바삐 달리기만 하는 사람이 있고, ‘길’에서 코스모스를 보고 산들 바람 속에 웃기도 하고 반성도 하며 걷는 사람이 있습니다.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시19:2)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저작권자 © 성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