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 둘레산악회 태백산 첫 등반
이엔 둘레산악회 태백산 첫 등반
  • 이원주 기자
  • 승인 2013.01.24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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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첫 산행으로 태백산에서 안전산행 빌어

와이엔 둘레산악회 회원들이 지난 13일 첫 산행인 태백산 정상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와이엔둘레산악회(회장 정영남)가 지난 2012년 12월 26일 창단식을 갖고 지난 1월 13일 첫 산행을 실시했다. 와이엔둘레산악회는 매월 둘째 일요일에 산행을 하기로 했다.

첫 산행은 하늘아래 첫 봉우리로 단군의 재단이 있는 태백산을 택했다. 첫 산행의 의미를 더 하기 위해 기자가 동행했다.

지난 13일 일요일 오전 7시 30분 회원 47명을 실은 관광버스는 새벽 어둠을 헤치며 구의동 참이맛 감자탕 앞을 출발했다. 천호대교에 막 진입하자 회원 한 명이 버스를 눈 앞에서 놓쳐다며 택시를 타고 달려오고 있다는 전갈이 왔다.

 
버스는 천호대교를 건너 갓길에 정차했다. 일부회원들은 “첫 산행인데 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정차를 반대했으나 진심은 아닌 듯 했다. 3분 여가 지났을까 가뿐 숨을 내쉬며 버스에 오른 사람은 오락부장 장성수 회원이었다. “미안하다”며 몸 둘바를 몰라 얼굴을 숙인 채 버스 맨 뒤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 회원은 “그냥 갔으면 큰 일 날뻔 했다”며 그의 합류를 반기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락부장이 없으면 왕복버스의 무료함을 어찌 달랠것인가?

버스는 다시 출발했고 잠시 후 첫 산행인지라 부회장의 사회로 회원소개가 이어졌고, 정송학 전 광진구청장도 새해인사와 덕담을 전했고 회원들 간의 상견례가 진행되었다.

▲ 전열을 정비하고 다시 정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옮기는 회원들
태백산을 향한 차창밖은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어둠이 걷히고 버스는 이천휴게소에 들려다. 임원진에서 준비해 온 아침식사를 했다. 지금까지 계속되었던 한파가 잠시 머뭇거리는 일요일 아침이라 야외에서 아침을 먹기에 그리 불편한 날씨는 아니었다. 준비 해 온 된장국 맛이 일품인지라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식사를 마친 회원들은 버스에 오르자 새벽 잠을 놓쳐는지 눈을 감고 있었다. 친절한 운전기사는 회원들의 단잠을 위해 7080시대 은은한 음악을 틀어주었다. 잠을 청하는 회원, 조용히 노래를 따라부르는 회원, 담소를 나누는 회원들 저마다 겨울산행에 대한 설레임으로 들뜬 마음이 역력했다.
차창을 스치며 지나가는 산과 들은 한 폭의 수채화 그 자체였다.

얼마를 달렸는지 유일사 매표소에 도착했다. 매표소 주차장은 벌써 초 만원 사례로 버스와 사람로 가득했다. 입장권을 구입하고 아이젠(미끄럼 방지를 위해 등산화에 부착하는 기구)을 착용하고 지방이를 준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바빴다.

▲ 정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
이내 출발한 회원들은 눈쌓인 등산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바람한 점 없는 순백의 태백산은 세상의 온갖 시름을 이미 덮어버린지 오래인 듯 했다. 장군봉과 천재단을 향한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겨우내 운동을 게을리했던 기자는 온 몸에 땀이 베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이 차기 시작했고 발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추울까봐 입고 왔던 두꺼운 외투를 벗어 배낭에 넣고나서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날씨 때문인지, 새해 벽두라서 인지 태백산 정상을 향한 등산로에는 울긋 불긋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로 가득찼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등산로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사람들에 밀려 더 이상 오르기가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 산 중턱에서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와이엔둘헤산악회 회원들
사람에 밀려 한 걸음 옮기고 한 참을 기다리는 정체가 계속되었다. 정체를 피하기 위해 중간에서 잠시 휴식을 가졌으나 인파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제는 지치고 배도 고파오기 시작했다. 갈증도 나고 힘들어 산행을 후회하기도 했다.
인파에 밀려 8부능선 쯤에 도달하자 일행들이 배낭을 내리고 주최측에서 준비해 준 컵라면과 떡으로 허기를 채우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컵라면이 이렇게 맛 있는지 몰랐다. 그것도 뜨거운 물이 금새 식어 제대로 익지도 않았는데 맛은 꿀맛이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정상을 향한 일행들의 산행은 다시 시작되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인파에 밀려 자동으로 올라가는 상황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 태백산 정상에 있는 한배검한배검은 대종교에서 '단군'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태백산장군봉에 있다.
드디어 장군봉에 올랐다. 장군봉 한배검 재단에는 소원을 빌며 바친 지폐와 술병, 과일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도 두 손을 합장하고 건강과 행운을 기원했다.

▲ 천재단, 등산액들이 소원을 빌며 재단에 올린 지페와 술, 과일 등이 가득하다.
이윽고 천재단으로 발길을 옮겼다. 천재단 역시 인산인해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정상에서 바라본 눈 쌓인 산은 모두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언제나 새찬 바람이 불어 모자가 날아갈 정도라는데 오늘은 유난히 바람 한 점 없이 포근한 날이다.
일행들은 천재단을 뒤에 두고 기념촬영을 했다. 정상에 오른 와이엔둘레산악회 회원들은 화이팅을 외쳤다. 인파 때문에 사진 한 장도 제대로 찍을 수가 없다.
어느새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한 것 같다. 오르는 시간이 너무길어 점심은 모두 굶었다.
하산길은 미끄럽기는 하지만 순탄했다.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뒹굴며 하산길은 즐거웠다. 모두가 동심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당골주차장까지 내려오는 길은 온통 백색천국이었다. 모처럼 시도한 겨울 산행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하루였다. 주차장에서 늦은 점심 겸 저녁을 간단이 해결했다. 태백산골짜기에는 어느새 어둠이 우리를 감싸기 시작했다. 버스는 구의동을 향해 질주를 시작했다.

<산행에 참가한 회원들>
△정영남(회장) △이인호 △임형균 △허성분 △이화진 △김인자 △연성숙 △김성배 △이재용 △이강석 △김현경 △이승호 △장성수 △김숙경 △김영석 △권혁상 △김지연 △김혜진 △진운장 △유정희 △김정수 △김미경 △윤길자 △권영인 △한상렬△김경범 △이경민 △김경자 △김화옥 △박정배 △김순님 △강영수 △엄용출 △김성한 △최성호 △신성수 △윤두봉 △남영숙 △손민옥 △김정자 △송미옥 △이명희 △송재은 △장동인 △정송학(전 광진구청장)

▲ 하산 길에 잠시 여유를 보이는 회원들
▲ 권혁상(제일산업 대표)씨가 하산 도중 눈속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건장한 성인 무릅까지 덮인 태백산의 눈이 실감난다.

▲ 동심으로 돌아간 한상렬 회원이 비닐봉투에 눈을 넣고 미끄럼을 타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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