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숙 전 의원, 김한길 현 위원장에 도전장
전혜숙 전 의원, 김한길 현 위원장에 도전장
  • 이원주 기자
  • 승인 2013.03.05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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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갑 지역위원장 공모에 응모

전혜숙이 민주당 혁신을 위한 복된 짐을 지겠습니다.

▲ 전혜숙 전 국회의원
전혜숙 전 국회의원이 민주통합당 서울 광진갑 지역위원장 자리를 놓고 김한길 현 위원장(국회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전혜숙 전 의원은 4일 "오늘 깊은 고뇌 끝에 민주통합당이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실시하는 지역위원장 공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혜숙 전 의원이 밝힌 내용

■ 민주당 혁신의 밀알이 되겠습니다.

전혜숙은 오늘 깊은 고뇌 끝에 민주통합당이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실시하는 지역위원장 공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18대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서울 광진갑 지역위원장이었던 저는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타 후보와의 압도적인 경쟁력 차이를 보여 이 지역에 단수 공천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당 지도부는 선거를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2012년 3월 15일 새벽, 여론조사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지역 향우회 간부에게 금품을 돌렸다는 황당무계한 의혹을 들먹이며 저의 후보 자격을 전격적으로 박탈했습니다.

당시 당 지도부는 무죄추정의 원칙마저 외면한 채 현역 국회의원이며, 지역위원장이었던 저를 저열한 범죄자로 몰아붙이며 공천을 박탈했습니다. 저는 당 지도부를 상대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결백을 주장했지만 정파적 이익에 붙잡혀 있던 당 지도부는 누명을 썼다는 저의 절규에 눈을 감고 귀를 막았습니다.

도덕적 파산과 정치적 사망 선고를 한 번에 받은 저는 그때부터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법정 투쟁이라는 길고 긴 고난의 길을 걸었습니다. 결국 지난해 12월 4일, 유일한 증거로 제시된 돈 봉투가 조작된 것이라고 판단한 법원은 저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었습니다. 공천이 박탈된 직후인 2012년 3월 21일, 저는 국회 정론관에서 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최선을 다해 불명예를 씻을 것이며, ‘진실은 결국 거짓을 이긴다’는 진리를 입증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바로 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핍박과 고난도 민주당에 대한 저의 사랑과 헌신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공천이 박탈되는 참혹한 아픔을 속으로 삭이던 저는 피를 토하는 고통을 안고서도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김한길 후보의 당선을 위해 김 후보의 손을 잡고 선거 막판까지 뛰고 또 뛰었습니다. 대구·경북 출신이지만 대의를 위해 소아를 버린다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일념으로 퇴행적 지역주의에 대항해 민주당을 지켜온 그 각오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 지역위원장 공모, 국민 눈속임하면 최악이 됩니다.

민주당은 지금 4.11 총선과 18대 대선 패배라는 뼈아픈 고통을 딛고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5.4 전당대회를 명운을 걸고 성공적으로 치르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가 전국 246개 지역의 지역위원장 후보를 일괄 공모하기로 하고 피선거권이 있고 당적을 지닌 모든 사람에게 응모의 문을 열어둔 것은 참으로 잘한 결정입니다. 이러한 제도적 혁신과 개혁만이 도저히 질 수 없는 두 번의 선거를 패배로 이끈 계파 투쟁과 분열주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과 당원들은 여전히 민주당의 이런 전향적 조치들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 내려진 지역위원장 공모와 관련해서도 벌써 “선출 방식도 정하지 않은 채 서둘러 공모부터 하는 것은 일정에 쫓긴다는 이유로 현역 위원장을 그대로 단수 추천하려는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가 언론과 국민들 사이에 나오고 있습니다.

혁신과 개혁을 부르짓는 민주당이 이번에도 진정성을 보이지 않은 채 요식행위로 지역위원장 공모를 진행하는 눈속임 정치를 한다면 국민들이나 당원들의 강한 불신과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 틀림없습니다.

야당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것은 결과보다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실시되는 지역위원장 경선의 투명하고 공정한 진행이야말로 민주당의 진실된 거듭나기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확신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저는 전국의 모든 지역위원장들이 당 안에서의 지위를 떠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투명한 절차와 공정한 규칙을 지키기만 한다면 국민에게 신의의 정치를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번에 사랑하는 민주당의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광진갑 위원장 공모에 도전장을 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리겠습니다.

당 지도부에 계셨고 현재 유력한 당권 후보로 관측되고 있는 분의 지역에 도전장을 내는 것은 어찌 보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무모함으로 비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크게는 전혜숙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혁신, 그리고 당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민주당이 진실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할 준비가 되었다는 반증이 될 것입니다.

바로 1년 전 절실히 사랑했던 민주당으로부터 싸늘한 버림을 받았던 전혜숙입니다. 그러나 당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지만 오로지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에 낙하산으로 내려온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했습니다. 민주당이 진정 민주정당, 당원의 정당이라면 최소한 전혜숙이 주장하는 지역위원장 경선을 수용해 주리라 믿습니다.

부당하게 공천을 박탈한 민주당이 전혜숙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라고 봅니다. 지난 2년 여 동안 피와 땀으로 광진(갑)에 민주당의 뿌리를 튼튼히 박았습니다.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의 정신으로 돌아가 당의 쇄신과 개혁을 이루어낼 수 있다면, 이 일이야말로 누군가가 짊어져야 할 복된 짐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감히 이 짐을 짊어지겠습니다.

말로만이 아닌 실천으로 변화할 때 민주당은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부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원들이 상실감과 패배의식으로 분노하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지역위원장 선출방식을 신속하게 결정할 것을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3월 4일
전 혜 숙(제18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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