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로 비우고 아이들 상상력, 창의력으로 채웠다
통학로 비우고 아이들 상상력, 창의력으로 채웠다
  • 이원주 기자
  • 승인 2020.11.09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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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명초 정문 앞 150미터 구간 전주 및 통신주 총 9기 제거, 아이들 통학로 안전 높여

▸ 기존 도로표지판 및 폐건전지 수거함, 안전휀스 이동 등 정비해 통학로 넓혀

▸ ‘디자인 씽킹’ 방식 도입, 아이들 눈높이 맞는 디자인으로 꾸민 전신주 재탄생

▸ 한전·KT와 협력해 전신주 이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60기 이설 및 제거 목표

서울 성동구 동명초등학교 정문 앞 통학로가 ‘안전+디자인+편리함’ 3박자를 고루 갖춘 전혀 다른 공간으로 탄생했다.

동명초 통학로의 가장 큰 변화는 통학로 한 가운데 약 15미터의 위압적인 크기와 높이로 설치되어 있던 전주와 통신주를 없앤 것이다. 동명초 정문 앞은 평균 1.5미터밖에 되지 않는 매우 좁은 길이다. 이런 길에 소위 전봇대라 불리는 기둥들이 한가운데 설치되어 있어 가장 좁은 곳은 보도 폭이 65센치까지 줄어들면서 성인도 한명도 지나기 힘들 정도였다. 이에 구는 한국전력공사 및 KT와 업무 협약을 맺고 전국 최초로 전신주 이설에 나섰다. 정 구청장은 “전신주 이설은 지자체에서 가장 처리하기 힘든 민원사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난 30일 정원오 성동구청장, 이강순 동명초등학교 교장, 동명초 학부모, 학생들과 함께한  기념촬영 모습
지난 30일 정원오 성동구청장, 이강순 동명초등학교 교장, 동명초 학부모, 학생들과 함께한 기념촬영 모습

성동구는 지난해 9월 동명초 뒤편의 전주와 통신주 총 4기를 없앴다. 이어 올해 9월부터 두 달간 학교 정문 앞 150미터 구간의 전주, 통신주 9기를 깨끗이 정비했다. 특히 굴착공사 도중 지하 암반이 확인되면서 작업에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위한 통학로를 몇 센치(cm)라도 더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이에 총 4기의 전신주는 아예 뽑고 5기는 최대한 벽으로 붙여 이설하는 작업을 마쳤다.

구는 여기에 더해 아이들의 통행이나 안전에 저해가 될 만한 시설물들을 전부 철거했다. 도로표지판을 교통안전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제거하고, 꼭 필요한 표지판들은 전신주에 통합 설치했다. 방치되어 있던 폐건전지 수거함 등 불필요한 시설물들도 철거해 통학로를 최대한 비웠다. 특히 도로경계석 안쪽 설치됐던 안전휀스 67개를 끝 쪽으로 이동시켜 통학로를 확보했다. 150미터 구간 전체 보도블럭도 밝은 디자인의 새블럭으로 전면 교체했다.

비워낸 통학로는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채웠다.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방식을 도입, 동명초 4, 5학년 학생 87명에게 전신주에 대한 이미지, 전신주로 상상할 수 있는 것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나온 ‘기린, 연필, 나무’ 등의 아이디어들은 전신주에 예쁘게 디자인됐다. 벽화봉사동아리 ‘거미동’의 재능기부를 받아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담은 이미지로 시각화 시킨 것이다. 구는 이 디자인을 시트로 제작해 전신주에 부착했다.

지난 30일 동명초등학교에서 열린 전신주 정비 및 통학로 개선 사업 설명회 모습
지난 30일 동명초등학교에서 열린 전신주 정비 및 통학로 개선 사업 설명회 모습

이강순 동명초등학교 교장은 “보행로 중간에 돌출되어 안전을 위협했던 전봇대가 제거, 이설되고 아이들의 생각을 반영한 전신주 디자인으로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등하교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기쁘다”며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통학로 문제에 적극 협조해 준 성동구청과 한전, KT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여러 기관의 협력을 통해 안전한 통학로로 바뀌게 되어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아이들이 즐겁고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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