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언론(1)
민주주의와 언론(1)
  • 서울동북뉴스
  • 승인 2013.06.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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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시작하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제4부·무관의 제왕·사회의 목탁”이라고 칭한다. 제4부라 함은 입법·사법·행정 다음가는 권력기관이라는 뜻이다. 무관의 제왕이라 함은 왕관은 없지만 왕관을 쓴 제왕만큼 권력을 행사한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언론인들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도 않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한 자들이 아님에도 국가의 3권에 버금가는 권력을 행사한다. 입법부의 구성원인 국회의원과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이고, 사법부의 판사들은 국가가 시행한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다. 그런나 언론인들은 국민과 국가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는 것이다.
사회의 목탁이라 함은 "세상 사람을 가르쳐 인도할 만한 사람이나 기관이다” 여기서 ‘기관’이 바로 언론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입법·사법·행정으로 권력을 분립한 것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권력의 집중을 막고자 하는데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어있어 3권의 견제와 균형을 잃을 때가 많다. 국민들은 선거 때 투표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제외하고 상시적으로 권력을 견제할 수 없다. 언론만이 국가 권력을 감시·견제·비판할 수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이 중요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은 사회의 목탁 구실을 해야한다.

Ⅱ.언론의 기능과 보도
1,언론의 기능
언론의 역할 즉 기능에는 상반된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순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역기능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에 바람직한 긍정적 기능을 순기능이라하고, 사회에 부정적 기능을 역기능이라 한다. 분야 별로 순기능과 역기능을 살펴보자.

가.언론은 정보를 제공한다.
정치·경제·문화·사회 등 모든 분야의 정보를 제공한다. 언론은 사회에서 일어난 현실에 관해 사회 구성원들에게 뉴스의 형태로 정보를 제공한다. 보도매체는 물론 오락매체라 하더라도 그 내용은 직·간접으로 사회에서 발생한 사정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다. 그래서 언론은 사회구성원들이 위험에 대처하여 생존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러나 언론이 전한 정보는 때로는 허위이거나 조작된 것이어서 사람들을 기만하기도 하고 무의미하고 무익한 것으로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고, 세상사에 무감각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을 오염시켜 잘 못된 판단을 하게한다.

나.언론은 사회적 조정 역할을 한다.
언론은 사건과 정보를 설명·해석·평가한다. 그것은 사회적 합의를 창출하고 여론을 형성하며 갈등을 해소한다. 언론은 또 정부나 기업, 그 밖의 사회조직들을 감시하고 견제한다. 이것은 사회규범을 강화하고 일탈을 방지하는데도 기여한다.
그러나 언론은 진정한 여론 형성보다는 강자를 위한 여론조작에 기여하기도 하고, 정의롭지 못한 기존 질서에 대한 사람들의 순응성과 적응력을 높여서 그것을 유지하고 강화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언론은 사회적 유산을 전수한다.
언론은 사람들에게 사회의 전통과 규범을 가르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언론은 아노미(anomie)와 소외감을 줄인다. 그것은 그 사회의 지배적인 문화와 가치를 표현한다. 언론은 사람들의 공적인 경험의 토대를 넓힌다. 국민들 간의 공통성으로 언론은 국민들 간의 통합을 달성하도록 한다.
그러나 언론은 사람과 사람들 간의 교류를 줄이고, 사람들의 가치와 사고 방식을 획일화 시키고, 표준화 등을 통해서 문화의 다양성을 감소시킨다.

라.언론은 오락을 제공한다.
언론은 사람들에게 즐겁게 시간을 보내거나, 기분을 전환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오락 수단을 제공한다. 예술, 특히 대중예술의 창조와 발전에 기여한다. 또 사람들에게 고급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문화적 수준을 고양시킨다.
그러나 언론은 일반적인 저급 문화로 예술의 수준을 퇴락시키고 사람들의 취향을 낮추는데 기여한다. 또 사람들에게 현실을 도피하여 환상 속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현실적 변화 보다는 유지에 기여하도록 한다.

마.언론은 사람들을 동원한다.
언론은 사람들에게 어떤 국가적 이익에 기여하거나 특정한 사회적 가치나 행동 유형을 택하도록 촉구한다. 특히 전쟁, 천재지변, 경기침체 등과 같은 위기에 역할을 수행하도록 요구받는다. 공산주의 국가의 매체는 아예 집단적인 선전·선동·조작이라는 동원 임무가 맡겨져 있다. 제3세계의 국가에서도 언론은 흔히 국가나 권력자의 특정 목적을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런 동원 역할이 순수하고 긍정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수행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은 전쟁이나 권력투쟁, 사적 이익 등 부정적인 목적을 위해서도 사람을 동원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언론 후진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2.언론의 순기능
가.공정보도
언론의 순기능은 진실된 사실 보도이다. 미국 MIT대학 노암촘츠키 교수는 언론의 본분은 "진실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바로 진실이고, 언론의 사명이자 기자로서의 명예를 지키는 무기이다”고 갈파했다. AP통신 베트남 특파원 시절인 1966년 라오스 쿠데타발발 도보로 퓰리쳐 상을 수상했고, CNN기자 시절 걸프전을 생중계하여 세계적 스타기자로 떠올랐던 피터 아넷은 "언론의 최대 무기는 사실에 있다. 기자의 의견이 아닌 사실에 근거한 비판 정신이 언론의 힘이다”라고 말했다. 이 두 사람의 말은 언론과 언론인의 사명에 대해 그 본질을 설명하고 있다. 어떤 권력에도 굴하지 않고 언론의 본질을 지켜야 한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케네디 대통령은 언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론은 언론의 본연의 일을 하고,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하면된다”고 대답했다. 노암 촘츠키 쇼수와 피터아넷 기자가 언론의 사실보도를 강조했다면, 케네디 대통령은 권력과 언론의 관계를 언급하고 있다.

나.언론의 사실보도와 권력과의 투쟁
미국워싱턴포스트지의 회장 그래함 여사는 그녀의 자서전에서 ‘워터게아트’사건 당시 닉슨 정부와 대결하는 과정에서 체험했던 불안감을 적고 있다. 워터게이트에 위치한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본부를 침입했던 침입자 5명이 체포되었을 때만 해도 이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들은 단순한 절도사건으로 생각했으나 심층취재를 통해 백악관이 연류된 음모를 알아냈다. 이때 그래함 여사는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닉슨 정부의 압력을 당해 낼 수 있을지 염려를 하면서도 취재담당이었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두 기자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제공했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심층취재를 계속하자 닉슨 대통령은 이 신문에 대한 세무조사를 명령하고 워싱턴 포스트지를 다른 회사에 경영권을 넘기도록 계책을 세우는 등 직·간접으로 압력을 가했다. 이 역경을 해쳐나가야 하는 공포속에서도 그래함 여사는 이 사태를 돌파하는 정도(政道)는 관계된 모든 사실을 조사해서 남김없이 정확하게 보도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국 이 사건은 닉슨 대통령의 불명예 사임으로 일단락되었다. 당시 두 기자의 역할은 잘 알려졌으나 신문 경영진과 편집인의 강력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그들의 원칙을 고수한 사실은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워싱턴포스트지가 보여준 이 모범은 언론사가 독자들의 신뢰를 얻고 존경심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발행인부터 취재기자에 이르기까지 언론의 목표와 사명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월남전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미국의 학계에서는 언론의 역할에 대한 심각한 논쟁이 있었다. 이 때 언론과 정부는 ‘적대적관계’라는 정의가 대두 되기도 했다. 많은 학자들은 언론이 정부와 밀착하면 비평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1980년대 이후 언론과 정치인의 ‘적대적관계’이론에 반기를 든 주장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언론이 정부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긴장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취지는 변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언론의 책임이 비평과 감시라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사실 언론은 주변환경의 변화, 문화혁명, 전반적인 독자들의 신뢰도 퇴조 현상, 시민단체의 개혁요구 등 많은 압력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원칙은 변함이 없다. 그것은 책임있는 언론은 사적 이익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윤리적 원칙을 준수하는데 노력하는 한 언론에 대한 일부의 피판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3.언론의 역기능
한국 보수 언론은 역대 정권에 거의 맹종해 왔다. 미국의 원싱턴포스트는 닉슨 대통령을 낙마시켰고, 일본의 문예춘추는 다나까 수상을 정계에서 퇴출시켰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이런 실적이 없다. 보수 언론은 비판하고 감시하는 기능은 약하면서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 필요이상으로 비판해오다 급기야 노무현 정부가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청와대 기자실을 폐쇄하였다. 이것은 언론의 대표적 역기능이다. 다음 호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관을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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