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자수살롱展 오매갤러리 김이숙 대표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자수살롱展 오매갤러리 김이숙 대표
  • 원동업 기자
  • 승인 2021.09.29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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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년 자수신세계부터 진화해 21년 자수살롱으로 화룡점정
- “성수동의 30년 연립주택, 예술적 활동 통해 상상 못할 '시대적 효용'도 달성”

이것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2021년까지 3년여를 거치는 실험이요 프로젝트다. 여수부터 나주, 노원에서 분당, 망원서 성북천까지 지역도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공동의 작업. 그렇다고 이들이 학연으로 맺어지거나 한 스승을 갖는 이들도 아니다. 누구나 만들고, 자신의 작품과 활동을 올렸던 SNS를 통해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진화해 여기까지 왔다. 물론 그 뒷면에는 눈 밝고 부지런한 한 기획자와 성수동의 변화된 공간이 있었다.

2019년 <자수신세계> 2020년 <자수공간>과 <자수잔치> 2021년 6월 <헬로 바다씨>를 이어온 자수 프로젝트가 <자수살롱>으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의 대미를 장식한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공간을 대여하고, 각 프로젝트마다 전문가와 협업 콜라보를 주도했던 오매갤러리 김이숙 대표를 만났다. ‘다섯 번째’로 준비되는 이번 전시의 의미에 대해서, 그간의 과정 그리고 성수동의 변화된 공간에 대해서도 들었다. 

성수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오매갤러리>에서 김이숙 대표. “예술적 경제적 효용과 사랑받는 지역 공간이 되기 위해 예술가들과 협업해 공간을 리모델링했다.”

3년여 프로젝트 이어 온 <자수살롱> 전시 10월 1일부터 열흘간

- 오는 1일부터 <자수살롱>이 성수동 오매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전시를 소개해 주시죠.

“자수라고 부르지만, 그 안의 내용은 다 달라요. 어떤 사람들은 보자기작업으로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섬유공예라 하고, 그저 바느질이라고도 불러요. 그걸 무엇으로 부르든 이번 전시는 작가 자신의 독특성과 작품성을 한껏 드러내는 신작들이 걸릴 거예요. 열 명의 작가가 50여 작품쯤? 비평가가 오고 컬렉터도 모여서 함께 대화를 하는 자리예요. 유럽에선 살롱이 신문명과 신문화에 대한 토론과 담소를 나누던 공간이잖

아요. 전시도 거기서 이뤄졌고. 이 시간도 서로 교류하고 만나는 그런 장이 됐으면 해요. 많이들 오셔서 함께 해 주세요.”

 

- 2019년 12월 열렸던 첫 프로젝트 전시는 <자수신세계>였죠. 당시 박혜성 학예사가 전시 도록에 쓰셨던 글이 인상 깊었습니다. 

프로젝트의 시작 2019년 자수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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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프로젝트 자수공간

그는 당시 이렇게 썼다. 
“전시의 규모는 작지만 출품된 색색의 고운 자수 작품들이 내포한 역사적 층위는 생각보다 두텁다. 시쳇말로 '안구를 정화'시키는 이 예쁜 작품들은 순수예술/공예, 회화/자수, 예술가/장인, 전통/근대/동시대, 서양/일본/한국, 남성/여성, 공(公)/사(私), 수공예/산업(기계)공예, 아마추어리즘/프로페셔널리즘, 주류(미술)/비주류공예, 시각/촉각 등 한국자수가 지닌 겹겹의 층을 내포하고 있다. 이 층들은 세련되고 아름답게 수놓인 자수의 뒷면, 다시말해 정갈하게 정리된 앞면과 달리 실들 얼키고 설켜 자수가 완성되기까지의 시간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바탕천의 뒷면과도 같다.”

- 그간의 여정을 조금 정리해 말씀해 주신다면?

“<자수신세계>에선 자수 작가들 발굴에 초점이 있었어요. <자수공간>은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자수를 새 관점에서 접근했고요. 공예트렌드페어에서의 <자수잔치>는 서른 분이 참여해 이런 세계가 있다는 걸 대중들께 알렸죠. <안녕! 바다씨!>는 일종의 별전[MBC, 환경재단 주최, 환경의날], 자수가 패션과 윱합해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발언하는 공간이었어요. 이때는 서영희 아트 디렉터와 협업했죠.”

초기 <자수신세계>전에선 13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재료학, 자수작품의 복원과 관리, 영국왕립자수학교, 자수드로잉 강의가 참여 작가들에 의해 열렸다. 규방에서 벗어난 자수는 작업실을 나와 뭇행인들이 발걸음 옮기는 대중의 자리에 선 거였다.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릴 예정이던 <자수공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양민속박물관 내 구정아트센터로 자리를 옮겨 전시되었고, 끝내 온라인전시로 대체됐다. 정우원 디렉터의 요구로 붉고 검은 실 그리고 흰 바탕천만 허락된 이 전시프로젝트는 이전에 해왔던 모든 관습적 자수작업을 리셋해 보는 자리였다. 서울숲 옆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진행됐던 <헬로! 바다씨!>는 자수작가들의 '사회적 발언'이 작품을 통해 자연스레 발산한 경우였다. 

세 번째 프로젝트 자수잔치

이중성 갖는 미개척 자수 작업, 스타트업 투자와 똑같아

- 김이숙 대표께서는 영문학을 전공한 뒤, 외국계 정보기술 기업서 근무했죠. 인터넷의 초기발전기에 네트워크 사업모델로 스타트업 컨설팅과 투자 기업을 운영했고요. 어떤 계기로 문화예술계로 들어와 자수작가들을 모으고 이런 프로젝트를 하게 되셨을까 궁금하군요.

“자수가 경계가 모호해요. 회화와 겹치고, 공예인데 파인아트(순수예술)적 요소도 있어요. 이중성과 양면성을 갖는데, 이곳은 어쩌면 1970년대 강남처럼, 메타버스가 현재 미개척 분야인 것처럼. 어떤 점에선 제가 했던 스타트업 투자와 같죠. 그래서 이걸 잘 발굴하고 개발하고 기획해 가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미 좋은 작가분들이 저보다 더 많이 생각해 놓은 게 있을 테니까요. 현재 한국의 단색화가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데, 이건 한국의 수묵화 전통과 여백 문화에 영향을 받은 거예요. 함경아 말고도 세계적인 공감을 받을 수 있는 한국의 전통과 한국 자수 작가의 작품들을 만들어가고 싶었던 거죠.”

- 스타트업(신생기업)에 투자할 때, 안목이 정말 중요할 것 같은데요. 말하자면 될성부른 작가와 작품을 어떤 기준으로 보게 되시는지?

“어느 분야나 차이를 만든 사람들은 사실 목숨 걸고 한 사람들이거든요. 재능도 천재성도 중요하겠지만, 얼마나 근면하게 성실하게 그 분야에 몰두하느냐. 그게 기본인 거 같습니다. 제가 작가를 만날 때는 그 작가가 얼마나 절실하게 목적을 갖고 있느냐. 그것을 위해 얼마나 희생을 치루고 노력하고 있는가를 보게 돼요.”

- 어떤 점을 보면 그런 걸 알 수 있죠?  

“말을 해보죠. 물어볼 수도 있고. 생계를 위해 다른 걸 할 수도 있고, 가사와 육아를 위해 시간을 분배할 수도 있겠지만, 하는 수없이 올림픽 선수가 되려면 심지어 가족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간과 집중력과 있어야 하거든요. 예술도 마찬가지예요.”

작가들에게 김이숙 대표는 '빠르게 잘' 일하는 사람이다. 김이숙 대표는 엄청나게 '검색과 스캐닝'을 하고, '중앙처리장치'에서 즉각적으로 결과물을 내놓는다. 일은 처음 설정을 따라가고,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한다. 물론 혼자 일하는 건 아니다. 묻고 함께 대화한다. 주변도 잘 살피어야 하는 일이다. 학예사 박혜성의 자수 '개괄'은 프로젝트의 제일 앞(자수신세계)에 놓였고,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정우원의 '실험'은 왕성한 활동 중간(자수공간)에 배치되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는 디자이너들의 변주와 응용이 충분한 가능한 시점(안녕! 바다 씨!)에서 결합되었다. 

  2021년 6월 환경의 날에 맞추어 진행된 <No More Plastic 展> 헬로! 바다 씨!는 일종의 외전 격이었다. 자수 작가들의 사회적 발언과 패션과의 융합이 주안점이었던 네 번째 프로젝트.

예술적 미감의 오매갤러리 공간은 큰 경제적 효용과 사랑도 얻어 

- 오매갤러리는 2017년에 성수동에 문을 열고, 오랜 동안 지역의 변화와 함께 해 온 공간이 됐습니다. 오매갤러리는 어떤 곳인지.

“오매(OMAE)는 오래된 것과 새것(Old & New), 남자와 여자(Man & Woman), 동양과 서양(East & West)을 아우르고자 하는 뜻이 있어요. 저는 보성 벌교서 났는데, 그곳 말로 '오매!'는 내지르는 감탄사고. 런던이든 파리든 뉴욕이든 많은 이들이 그곳을 가보고 싶어하고 흠모하는 건 그 안의 건축과 공공시설이 문화예술적인 감각으로 짓고, 또 미술관 박물관 등을 사랑하는 이들이 거기 있기 때문이잖아요. 여기 오매도 그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미술가들과 많은 논의를 하고 리모델링을 당시에 했어요.”

오매 4층 공간은 11세대가 살던 낡은 다세대주택이었다. 오매는 건물 리모델링에 그치지 않았다. 성수동의 변화와 성장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활동을 지속했다. 매월 전시를 열고, 작가들과 비평가들과 콜렉터와 이웃들이 쉼없이 방문했다. 
지역의 도시재생 프로젝트에도 성동 혹은 서울 혹은 익산 같은 여러 지역 문화재단 사업도 즐거이 참여해 왔다.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제품들이 아니라 활동으로서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직조해온 과정이었다.

- 지역에서 오랜 기간 문화예술 활동을 진행해 오셨습니다. 그 의미를 말씀해 주신다면?

“예술은 돈이 안 된다. 경제적 가치는 없다. 돈은 다른 데서 벌고, 예술은 돈을 쓰거나 후원으로 진행한다는 선입견이 있어요. 그런데 건축 디자인 예술이 앞선 동네는 관광이 살고 결국 경제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믿어요. 우리의 공간이나 활동이 수익성에서도 효율적이고, 고객이나 사용자로부터도 사랑받는, 사업성도 있는 건물이 되도록 애초 기획했고, 성수동의 핫플레이스로 애정을 받고 경제적 효과도 있다는 걸 증명해왔다고 생각해요.”

이번 전시는 직접 발품을 팔아 가봐야 한다. 살롱서 벌어질 일들을 소문과 방문기로만 접하기엔 부족하니까. 자수가 갖는 그 풍부한 물성(物性)-수천 번 천을 넘나든 바늘과 실과 천의 질감들-은 결코 온라인에선 느낄 수 없으니까.  
김이숙 대표는 “언제나 전시의 가장 귀한 주인공은 작가”라고 했다.
그 작가 10-김규민, 박연신, 신승혜, 오정민, 정은숙, 정희기, 최수영, 한승희, 한정혜, 최향정-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니까.“작품의 과정과 작가의 삶 이야기 역시 기꺼이 뜯어보시라!”고 마련된 자리가 살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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