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동여지도] ] 新경제를 만들다(4)
[디지털 대동여지도] ] 新경제를 만들다(4)
  • 성광일보
  • 승인 2021.10.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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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교수
이강운·(사)중국경영연구소 마케팅 이사

권리양도계약서의 비밀

박준희 / 이강운

종합부동산 사무실은 일반 회사와는 다르다. 팀은 있지만 형식상 일뿐 철저하게 독립된 사업자인 것이다. 대개 종합부동산 사무실은 상담실이 여러 개다. 실제 상담도 이뤄지지만 규모가 있게 보이려는 의도도 있다. 더 중요한 기능은 계약을 하러 온 고객을 가두는 장치다. 한 번 발을 들여 놓으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 힘든 진법과 같다. 노련하게 이 방 저 방을 드나들며 최대한 조바심이 나게 만들어 끝내 계약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늪이다. 

계약을 할 때는 보통 매도인을 먼저 불러 상담실로 안내한다. 본 상담이 들어가기 전에 여태까지 계약진행이 무지하게 어려웠다고 잔뜩 너스레를 떨며 계약이 성사되려면 가격을 낮추어야 한다며 매도인이 생각하는 금액보다 최대한 깎는다. ? 매도인한테 보증금 2000 권리금 5000짜리를 보증금 2000 권리금 3000으로 깎는다. 2000의 갭이 생겼다.그 다음에 매수인을 불러 다른 상담실로 안내하고 매수인말고도 살 사람이 많은 것처럼 허풍을 친다. 큰 건이면 일부러 직원한테 그 점포를 살 고객인 것처럼 위장해서 전화를 걸게 하기도 한다.? 매수인한테는 이미 보증금 2000 권리금 6000짜리라고 애길 해두었다. 방금 깎아서 권리금 2000을 깎았으니 현재 차액이 3000이 생긴 상태다. 

진짜 힘들게 권리금을  1000만원이나 깎았으니 수수료를 많이 달라고 주문한다. 가격이 깎였으니 매수인은 대개 동의한다.  
매수인한테 1000만원을 깍았다고 했으니 차액은 3000에서 2000으로 줄었다. 

다시 매도인 상담실로 간다. 매도인한테 말하길, 방금 매수인이 왔는데 다른 걸 계약하려고 해서 그 가게 망하면 내가 인수하겠다고 호언장담했더니 그때부터 매수인이 완전히 자기를 믿더라고 연막을 친다. 매수인을 확실하게 구워삶았다는 뉘앙스를 주며 오히려 권리금 3000에서 500만원 더 받아주겠다고 한다. 대신에 수수료 안 받고 거기서 얼마가 붙든 내 몫이라고 확약을 받는다. 
매도인의 권리금이 3000에서 3500으로 늘었으니 차액은 2000에서 1500으로 줄었다. 

다시 매수인 상담실로 이동한다. 이제 계약서를 쓰려고 하는데 갖고 나오라고 한 돈 1500만원을 전부 계약금으로 걸어야 한다고 한다. 계약금이 많다고 하면 누가 중간에서 위약금을 물고 점포를 채가면 어떻게 할 거냐고 겁을 준다. 이렇게 좋은 점포는 두 번 다시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다.

계약금으로 넘겨줄 1500만원은 결국 중개인의 손에 들어간다. 
매도인을 만나기 전에 입단속을 시키는 차원에서 매수인에게 이 점포는 7000만 원에 절대 살 수 없으니 어디 가서 얘기 하지 말라고 주의를 시킨다.
마지막 단계로 두 사람을 한 상담실로 모아 놓고 권리양도계약서를 작성한다. 두 사람이 대화할 일도 별로 없지만 혹시 대화중에 양 쪽에 제시한 금액이 노출되는 것을 철저하게 방지하면서 계약서를 완성한다.  
이제 1500만원은 완전하게 중개인의 수익이 되었고 매도인과 매수인은 권리양도계약서만 손에 쥔 채 집으로 돌아간다.  
매도인은 5,500으로 팔고, 매수인은 7,000으로 사는 계약이 어떻게 성립될 수 있을까. 설명을 듣고도 믿지 못할 일들이 부동산 거래에서는 일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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