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숙
바다 속 뜬 달이 점점 커진다
파도를 쫓아다니던 뭉게구름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절대 죽지 않는 플라스틱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떻게든 살아 남는다
거북이 코에 박힌 빨대와 고래 배 속에
들어간 패트병 뚜껑은 나의 종족
고해하듯 내 몸을 잘게잘게 쪼개도
배고픈 새들은 잘도 쪼아먹는다
끝없이 다시 태어나는 꿈을 꾸어도
주둥이와 아가미엔 캄캄한 햇살이 들이닥친다
매일 출렁이고 넘실거리는 일상을 지나는 바다
불치병을 앓는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죄인이다
김영숙
- 서울시여성백일장 수필 장원
- 전국신사임당 백일장 시 장원
- 열린시학상
- 신사임당 문학상
- 한국문인상
- 시집 :《해는 어디고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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