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신·문의 광진톡톡] 동네방네 골목산책
[연·이·신·문의 광진톡톡] 동네방네 골목산책
  • 이윤규 기자
  • 승인 2023.03.30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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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영화사
 영화사 대웅전

영화사 삼거리에서 영화사로 가는 길은 가파른 경사로 인해 오른쪽으로는 옹벽도 많고 집들이 축대위에 지어져 있습니다. 
'저 어려운 건축을 어떻게 하였을까?' 건축사의 눈에도 진귀한 풍경이면서 살짝 마음 한켠의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딱 꼬집어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이 들었었고, 옹벽은 생각보다 높아 절벽을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곳에 인근 동의초등학교 학생들과 유치원 아이들의 동심을 붙잡아줄 벽화가 그려져 있으나 시간의 흔적으로 훼손된 곳이 많았습니다. 

따뜻한 봄이 오면 밝은 이미지로 새 단장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역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동심을 자극하는 이미지들로 채워져 영화사와 아차산 가는 길의 지역 명소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벽의 벽화(왼쪽)  영화사 가는길의 옹벽에 기대어

영화사는 672년(문무왕 12) 의상대사가 용마봉 아래에 화양사란 이름으로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1395년(태조 4) 태조가 이 절의 등불이 궁성에까지 비친다고 하여 산 아래의 군자동으로 옮겨 짓게 하였고, 그 뒤 다시 중곡동으로 이전하였다가 1907년에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면서 영화사라고 하였습니다. 1909년에 도암이 산신각과 독성각을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현존하는 당우로는 극락보전을 중심으로 삼성각. 미륵전. 선불장. 요사체 등이 있습니다. 미륵전 안에는 높이 약3.5m의 미륵석불입상이 있는데, 세조가 이 불상 앞에서 기도를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영화사 경내에는 느티나무 등의 고목과 우물.약수 등이 있어 산책객, 등산객이 즐겨 찾는 곳이며, 신도가 많고 학생들의 법회활동이 활발한 사찰이라고 합니다. 영화사는 아차산의 숲으로 둘러싸여 아늑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사 초석                            느티나무
영화사 삼성각

영화사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이나 대웅전의 기품은 늠름하고, 삼성각은 언덕에 아담하게 자리하며 아름다운 풍경과 잘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지역에 살고 있지만 이번기회로 영화사를 처음으로 차근차근 둘러보았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이러한 동네산책을 통해 광진구의 다른 곳도 구석구석 다녀볼 계획입니다. 처음 발걸음 하게 되는 곳도 있을 것이고, 여러 번 다녀본 곳도 있을 것입니다. 기대가 되는 일입니다. 영화사에서 인근주민들과 등산객들이 자유로이 드나드는 모습을 보고 편안함이 있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연경관을 풍부하게 느끼게 하는 아차산과 추녀 끝으로 파란 하늘을 담아내며 많은 사람들의 바램과 염원을 기원하는 곳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 녹지 않은 눈 위로 지난 늦가을의 낙엽이 우리를 반겨 주었고, 경건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밝혀진 촛불들이 가지런하게 고요히 타고 있었습니다. 토요일 점심시간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경내에 들러 기도하시는 분들이 더러 눈에 띄었고, 몇몇의 등산객들이 다녀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동네방네, 골목막걸리
     손두부                          부산어묵

영화사에서 내려오는 길 원조할아버지손두부 집에 들러 두부 한 접시와 막걸리를 주문하였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막걸리의 이름이 우리의 생각과 닿아있었습니다. 
'동네방네, 골목막걸리' 왠지 막걸리 이름이 친숙해서 인지 막걸리 맛이 더 구수하고 맛있는 건 기분탓이겠지요?. 최근에는 건축사가 만드는 막걸리도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어릴 때 시골에서 직접 만든 막걸리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때는 술 빚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어 집집마다 안방 깊숙한 곳이나 남들이 쉬이 보지 못하는 곳에 숨겨져 있었지요. 이것 또한 쓰고 보니 '라떼시절' 얘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집은 두부 외에 다른 요리가 많이 없어 인근의 가마솥손두부집으로 이동하여 또다른 막걸리에 해물파전 등을 시켜먹고 다음 일정에 대한 이야기와 오늘의 소회를 주고 받았습니다. 

시작은 초라할지라도 광진구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많은 이야기거리와 볼거리들을 찾아낼 것이라는 각오와 다짐은 창대하기만 합니다. 막걸리 탓인지 골목산책 탓인지 세상 다 가진 기분으로 되돌아오는 길 유명한 부산오뎅은 꼭 먹어야 한다며 애써 골목을 더 돌아보고 중곡동에서 줄서서 먹는다는 유명한 매운 부산오뎅을 먹었습니다. 역시 길거리 음식이 맛있다면 아직 젊음이 남아있다는 것일까요? 

마지막으로 아차산역에서 멀지않은 능동에 위치한 '후문카페'에 들러 우리의 아지트로 찜해놓고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추위를 달래며 첫 번째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아지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능동편에서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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