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꽃은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13. 꽃은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 성광일보
  • 승인 2023.07.2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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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우
시인, 평론가
(사)세계문인협회 이사장/(주)천우미디어그룹 대표이사
월간 문학세계 발행인
김천우

사람의 형상을 하고 탄생하여도 이승의 마지막 그 순간까지 순수하고 때 묻지 않는 인간 본연의 자세 그대로 유지하면서 근사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육신의 변화가 오듯이 영혼의 성숙도 점점 더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면서도 부정하고 싶은 심경이 마음 한구석 똬리를 튼다.

장마와 폭염의 연속으로 큰일들이 많았던 칠월, 여름의 절정기를 맞이하여 이 생각 저 생각에 잠기다 보니 내가 나를 재조명하는 시점에 다다랐다. 우리가 행복에 겨워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각을 세우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경이로운 일들이 발목을 잡는다. 열매가 존재하는 건강한 나무들은 짙은 잎새들과 꽃의 상태를 보면 익히 감지할 수 있다고 본다.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 작가들과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철학자들과 학자들의 사상과 지침서 내면에는 어마어마한 고뇌와 기도의 서(書)가 논리정연하게 서술되어 있다. 저마다의 주어진 직분으로 각양각색의 달란트로 세상 바라보는 심안의 등불을 밝힌다는 뜻이다. 사람의 인연도 마찬가지이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다시 만나고 헤어지기까지 진행과정이 얼마나 많은 희,비극을 만들며 천국과 지옥을 수없이 다녀갔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라.

사람으로 태어나면 반드시 직면하고 받아들여야 할 일이니 숨 가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묵묵히 받아들이며 현재까지 연결되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승의 마지막 그날까지 죽을힘을 다하여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꽃이 열매를 맺기까지 숱한 비애와 시련을 감당하였기에 결실이 주어진다는 뜻이다.

전국방방곡곡에서 수해로 대해를 입은 사건들이 언론과 매스컴을 강타하였다. 바로 우리들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니 아찔한 생각이 든다. 천 가지 만 가지 꽃이 만발하는 자연의 이치가 아름답다고 찬미하는 동안 아비규한의 상흔도 상처로 남는다. 이상기후와 예기치 못한 일들의 화두가 변화무쌍한 계절인지도 모른다. 낙동강 호국 시화전에 초대시로 발표된 詩 한 편 소개한다.

감꽃 / 김천우

토담 그늘 아래/ 잠든 바람/ 마당귀에 풀리면// 애환 많던 시절의/ 보랏빛 입술// 뻐꾸기 목메어/ 우는 한낮//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추억//

꽃이라 해서 모두 화려하고 아름답고 행복을 전해주는 전령사가 아니라고 본다. 저마다 애환이 있고 슬픔과 분노와 아픔, 그리움과 사랑의 애틋한 발자취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꽃을 꽃으로만 보지 말라는 뜻이며 문학을 향기로만 여기지 말고 작품 속에 깊고 넓은 뜻글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야 비로소 꽃이 열매가 되기까지의 의미와 글이 명품이 되기까지 과정을 잘 간과할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 전하고 싶다.

“레스 브라운”의 어록 중 「인생의 유일한 한계는 당신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다」라고 했듯이 한세상 살아감에 있어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간에 모두 동기부여의 시발점이 무엇인가를 인지하는 한계점이 스스로 만드는 열매라는 것이다. http://cafe.naver.com/chunwu777(월간 『문학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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