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 위해 웃는 너, 그래서 더 예쁘다
행복하기 위해 웃는 너, 그래서 더 예쁘다
  • 송란교 기자
  • 승인 2023.08.24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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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성동신문 논설위원
송란교

2023년 여름, 우리 세대가 살아있는 동안 어쩌면 가장 시원했던 여름으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가 기우였으면 좋겠다.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는 각종 불편한 기록을 날마다 갈아치우고 있다. 지구온난화라는 단어가 낯설게 다가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우리는 이미 열대화에 익숙해지고 있음이다. 폭우와 폭염은 절친인가? 일란성 쌍둥이인가 이란성 쌍둥이인가? 불덩이 같은 날씨도 느림보 태풍도 옆 나라의 산불도 인류가 미처 경험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한 자연의 화난 경고음이다. 그 외침들이 큰 걸음으로 다가온다.

글 제목과 어울리는 <그래서 너는 더 예쁘다>라는 필자가 작사한 곡을 옮겨본다.
「바다 건너 찾아온 님 / 태산 넘어 찾아온 님 / 구름 타고 찾아온 님 / 내님이 찾아온다 / 그래서 너는 예쁜 향기를 풍기고 //」
「해가 뜨면 떠나갈 님 / 달이 지면 떠나갈 님 / 이슬처럼 떠나갈 님 / 내님이 떠나간다 /그래서 너는 진한 그리움 남기고 //」
「가시밭길 헤치고 / 끊어진 다리 잇고 / 뚱뚱한 비 맞으며 / 우린 기다린다 너를 /그래서 너는 언제나 고맙다 //」

달빛 사이로 너의 고운 마음이 고이고 별빛에 걸린 너의 맑은 눈빛은 반짝이는 옥구슬처럼 구른다. 달무리 너머로 생명수 같은 빗물이 넘친다. 구름사다리를 건너다가 발을 헛디디면서 땅으로 미끄러졌을 것이다. 그러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서쪽 하늘을 향해 잰걸음으로 넘어간다. 빗방울이 잠시 머물다 간 그 자리에 너의 예쁜 마음 미운 마음도 함께 머물다 간다. 어둠이 밀려오면 하얀 이슬은 안개를 머금고서 고요한 새벽을 부른다. 탈 없이 지낸 하루가 감사할 따름이다. 감사의 범위는 정해져 있지 않다. 매일 매일 매 순간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를 외치면 될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으로부터 가장 큰 행복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도록 넘치는 지혜와 아름다운 인정이 함께 하면 좋겠다. 여길 보고 저길 보고 사방팔방 두리번거리며 감사의 춤을 추며 보름달보다 더 커다란 행복 미소를 피울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배부른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더더욱 좋겠다. 

파란 하늘 맑은 바람이 상쾌한 하루를 부른다. 햇님은 서둘러 솟아오르고 달님은 쫓겨 가듯 넘어가고 별빛은 굶주린 듯 희미해진다. 해가 떠있는 동안 숨은 보물찾기라도 하듯, 침침한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발밑에서 담벼락까지 샅샅이 뒤져 찾아내는 것이 겸손과 배려라는 보석이었으면 좋겠다. '덕분에 행복한 사람'이란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사람이 흘린 부스러기를 먹고 사는 것이 우리네 인생 아니던가? 핸드폰에 코를 박고 길을 건너다 다가오는 사람과 부딪히면 누가 잘못했을까? 들이박고서 상대가 피하지 않았다고 화를 낼 것인가? 백미러만 보고 운전할 수 없고, 뒤따라 오는 너만 바라보며 달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산이 없다고 핸드폰으로 비를 막으려는 거친 오만은 부리지 말자. 

꽃비와 단비 사이에 걸터앉아 가기 싫어 서성거리는 여름을 보낸다. 주저주저 주춤거리는 가을을 향해 어서 오라 손짓을 한다. 시절 인연은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 뒤바뀌고 있다. 바람결에 흐느적거리는 꽃들도 푸르게 물들었던 들판도 이제는 황금빛으로 바뀐다. 너와 나의 발길은 다르다. 어느 곳을 지나왔는가에 따라 여름내 흘린 땀의 양에 따라 신발의 닳아진 모양도 모두 다르다. 다름은 그렇게 일상으로 다가오는 것이리라.

태풍이 큰 말썽 없이 지나갔다고 서운해하거나 불평하는 그대여, '그만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자.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말,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하면 더 좋지 않겠는가. '소문난 태풍에 피해가 없네'라며 허탈해하면 어쩌란 말인가? 미풍(微風)에도 농작물이 쓰러지면 농부님네 마음은 더 아프다. 왜 그걸 모를까?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공감과 소통은 자연스러울 것이다. 아름다운 공동체를 서로 아끼자. 
아슬아슬 매달려 있던 덜 자란 땡감이 스치는 치맛바람에 더는 견디지 못하고 아스팔트 위로 '툭 툭' 떨어진다.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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