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등고선에 핀 이팝나무 꽃
[성동 詩마당] 등고선에 핀 이팝나무 꽃
  • 성광일보
  • 승인 2023.08.24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주연
시인/성동신문 이사

천변에 가난보다
더 흰 이팝나무꽃이 만개했다

궁핍하게 기워 진 세월의 주머니에
만손을 찔러넣고 기울여 보는 지난 시간
여전히 헐렁하다

바람이 어루만지고
간 풀꽃 위에
살며시 앉아 본다
가벼워 꽃 보다 가벼워
지문조차 남기지 못한
한 삶의 페이지를 열어
물결치는 눈물의 등고선을 따라간다

당신이 그리고 간 발자국 위를
세상과 무연한 듯 불어간 마음자리
만나고 헤어짐의
교착접에서

세상보다 밝고
청빈한 이팝나무꽃
한소끔 주머니에
넣고 간다.

 

이주연
시인/성동신문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창간일 : 2010-10-12
  • 회장 : 조연만
  • 발행인 : 이원주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서울로컬뉴스
  • 통신판매 등록 : 제2018-서울광진-1174호
  • 계좌번호 : 우체국 : 012435-02-473036 예금주 이원주
  • 기사제보: sgilbo@naver.com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