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쌤의 冊世映世] 우리는 세상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김쌤의 冊世映世] 우리는 세상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가?
  • 성광일보
  • 승인 2023.09.15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숙
광진투데이 논설위원
김정숙

책 <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를 읽고

2023년 여름은 지긋지긋하다는 말이 입에 달리도록 지겨웠다. 더위와 비는 마치 이어 달리기라도 하듯 평균 30도를 웃돌면서 지속되는가 하면 후덥지근한 도시의 시멘트 바닥은 용광로처럼 훨훨 타오르는 듯 했다. 사람들은 더위에 익어서 뻘건 채로 건물의 에어컨 바람으로 몰려 들었고 여름의 바캉스는 해수욕장이 아닌 쇼핑몰의 몰캉스로 유행하였다. 무심한 더위는 무심하게 지구인을 달구었다. 지구 온난화는 이제 당장 해결해야 할 지구인의 과제가 되었다. 세상은 유사 이래 지속적으로 변해왔지만 요즘 세상은 더 거세게 변하고 있다. 
책<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는 세상의 모든 변화에 어떻게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지, 새로운 시장, 새로운 수요를 창조하는 데 있어 관성을 타파하고 습관을 바꾸려면 결정적 계기가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브랜드 언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빈곤, 기후변화, 식량문제, 삼림파괴 등은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서 10년 계획 같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이윤창출만을 목적으로 했던 기업의 재무적 요소에서 벗어나 빈곤문제, 식량 문제등의 사회적 책임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배구조 전환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까지 만족시킴으로써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온 게  ESG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첫 글자를 모은 것인데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ESG가 기업의 가치와 성과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가, 정부가 주목하는 세계적 이슈의 중요한 흐름이다.

환경(Environment)문제를 봤을 때 1980년대 친환경 메시지의 핵심은 '지구가 아프다'였다. 그러나 일부 의식 있는 사람들만 이 운동의 대열에 동참했을 뿐 대다수는 외면했다. 자기 일로 와 닿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친환경 운동의 메시지는 '내 몸에 나빠요'로 바뀌었다. 인간은 자기중심적이기에 인류가 멸망의 위기라고 하더라도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나 자신, 내 가족의 몸에 해롭다고 하면 사람들은 변하고 실제 효과도 더 크다. 실제 화장실 청소에 쓰이는 세정제도 사용설명서에서 매우 독하니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청소용 솔에 묻은 액체가 튀지 않게 조심하라고 하면 소비자는 그 주의사항을 꼭 지킨다. 그래서 친환경 상품이 왜 좋은지,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좋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결국 그런 소비행위가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오도록 하는 것이다. 

사회적(SOCIAL) 통합의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할 것은 빈곤의 문제이다. 전 세계 인류 중 10억 명 이상이 여전히 극단적 빈곤에 처해 있다.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극도의 빈곤은 여전히 존재하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여성, 소수민족, 소수 종교집단은 여전히 사회적 불이익을 당하고 있어서 불신, 반목, 냉소주의가 사회에 만연하다. 이를 바꿔보자는 것이 사회적 통합이다. 

환경의 지속가능성, 경제적 번영, 사회적 통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등 조직 안에서의 적절한 지배구조(Government)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정부와 기업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투명해야 하며, 주주뿐만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오염자 부담원칙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탄소배출권의 문제도 여기서 제기된다. 

책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면에서 왜 이러한 국제적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지를 현재 이러한 운동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들을 예로 들면서 설명한다. 아웃도어 회사 파타고니아가 왜 맥주를 팔게 되었는지, 왜 머크는 공짜로 약을 주었는지, 왜 가토제작소는 60세 이상만 채용하는지, 왜 스타벅스는 어느 날 3시간 동안 전세계 매장의 문을 닫았는지..... 등, 25개 브랜드의 예를 들면서 ESG경영을 실천하는 기업들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과거에는 ESG가 당위성의 측면에서만 이해되고 경제적 성과에는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속가능한 실제 경영과 ESG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ESG가 강조되는 흐름은 MZ 세대의 등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MZ세대는 현재 18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5퍼센트를 차지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청년 세대가 많은 국가가 꽤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인구의 60퍼센트를 넘어서는데 이들은 활발한 소비자이자 조직 구성원이다. MZ세대는 ESG를 원한다. 결국 소비자들의 의식이 성장했고 과거보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투명해지면서 주주 자본주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진정성의 경영철학을 브랜드에 일관되게 녹여내는 기업이 성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창간일 : 2010-10-12
  • 회장 : 조연만
  • 발행인 : 이원주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서울로컬뉴스
  • 통신판매 등록 : 제2018-서울광진-1174호
  • 계좌번호 : 우체국 : 012435-02-473036 예금주 이원주
  • 기사제보: sgilbo@naver.com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