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진실은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세상의 진실은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 성광일보
  • 승인 2023.12.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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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트러스트>를 읽고
김정숙 논설위원

인간은 행복하게 살다가 행복하게 죽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는 동안 자신의 삶을 인정받고 존중 받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기기만이야 자신만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타인으로 부터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삶은 죽은 자의 관속에서도 억울하고 비통한 일일 것이다.

세상의 기록과 가치는 다른 자료와의 상관관계를 통해 드러난다. 그러나 인간은 무제한적 인지 능력을 갖고 있지 않기에 그 모든 기록과 자료를 다 확인할 수가 없다. 객관적 자료라는 것도 자료 자체의 진위나 취사선택의 가능성, 자료에 대한 기록과 자료 자체가 동일한 것인지의 여부를 알 수 없다. 그 뿐인가, 정보를 충분히 평가할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기에 진실이라는 건 단지 경험칙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기억도 왜곡되고 기록도 조작될 수 있어서 결국 어떤 것이 진실인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가 없다. 그렇다면 과연 세상의 진실은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사람들은 인간의 감정과 정서, 자아, 본능, 공감이야 말로 진정한 진실이라고 한다. 기억도 조작될 수 있지만 마음의 진정성은 의심할 수 없어서 진정성이야 말로 진실을 알아보는 팩트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공감능력, 정서라는 것도 자기중심적이어서 자신이 생태학적 목적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기 일쑤다. 마음 깊은 곳의 감정이 동반되긴 하지만 감정이 동반된 진실의 탐구는 더 왜곡되기 마련이다.

소설 <트러스트>는 1920년대 월 스트리트를 주요 배경으로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 부부의 이야기를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로 펼쳐나간다.

1부 부터 4부 까지 주인공 부부에 대하여 기술한 사람들이 모두 달라서 그들 네 사람은 모두 두 주인공을 다르게 묘사하고 있다. 모두가 진실이 아닌 것이 각자에게 진실이다.

결국 진실은 어떤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소설을 쓴 4인 중 어떤 이는 기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하였을 것이며 어떤 이는 감정과 현상과 사물을 보는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기술하였을 것이다. 어떤 이는 자기중심적 감정에서 기술하기도 하였을 것이다. 더불어 1920년대 금융가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부와 권력의 성공신화를 이룬 이의 글을 서술한 내용들이니 그들이 벌어들인 부와 권력이 있기까지 세상이 입어야 했던 타격에 대하여 비판적 시각으로 기술한 이도 있을 것이며 그러한 부와 권력을 이용하여 현실을 구부리고 조정하여 진실을 왜곡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한 가지 사안에 대하여 인간의 제한적 인지능력인 자료와 기록에 같은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과 감정, 공감능력이 보태져서 진실을 대변할 수 있다고 하지만 부와 권력이 끼어들고 왜곡된 기억과 자기중심성의 복합체인 인간성의 결함은 각자의 진실이 모두에게 진실은 아니라는 한계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과연 이 세상의 진실은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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