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시인
성동문인협회 이사
시인
성동문인협회 이사
청송사과 한 상자를 선물로 받았지요.
사과가 도착한 지 열흘도 안 돼
그녀는 하늘나라로 갔지요.
사과 한 알을 꺼내면 부드러운 미소 한 덩이
내게 베프베프라 말했지요.
발그레 사과를 깎노라면
늦은 나이 허연 머리로 맨 앞자리
강의를 듣는 그녀의 얼굴이 보였지요.
한 알 한 알 사과가 줄어들면서
모두에게 필요충분이었던
작은 키 넓은 가슴이 그 자리를 채웠지요.
나의 롤 모델이었던 열 살 위 그녀
무릎 수술을 받아 새 인생을 산다 기뻐했는데
유산처럼 보내준 선물의 향기
비워지는 공허 위에 회색 구름이
나를 맴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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