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 동감
[성동 詩마당] 동감
  • 성광일보
  • 승인 2024.01.11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호
시인.성동문인협회 이사
한양대 명예교수

자고 나면 병이 멋대로 흩어져 있고
마신 사람(들)도 흩어져 보이지 않아

날마다 나는 빈 병만 보는 단조로운 사람이 된다.
병 들 고 잠시 병든 마음을 비우던 사람은 못 보고

걸핏하면 나는 꿈꾸는 나는 몸이 너무 무거워
병든 사람을 보면 왠지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마주하기 민망해 슬쩍 옆길로 빠져나가며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몰라 더 민망해

하염없이 딴 길로 걸어간다. 
하염없이 울음소리를 내면서

엉엉 울 줄 아는걸 보면 영영 벌레는 아닌 것 같은데
따져 들면 벌레와 다른 게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면서

울음 하나로 자존을 지키려는 옹졸함이라니
사람이든 벌레든 병들면 죽기는 마찬가진데,

이상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창간일 : 2010-10-12
  • 회장 : 조연만
  • 발행인 : 이원주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서울로컬뉴스
  • 통신판매 등록 : 제2018-서울광진-1174호
  • 계좌번호 : 우체국 : 012435-02-473036 예금주 이원주
  • 기사제보: sgilbo@naver.com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