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쌤의 冊世映世] 우리는 어떻게 미래의 불안한 허들을 가볍게 넘으려 하는가.
[김쌤의 冊世映世] 우리는 어떻게 미래의 불안한 허들을 가볍게 넘으려 하는가.
  • 성광일보
  • 승인 2024.02.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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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트랜드코리아 2024”를 읽고
김정숙 논설위원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늘 불안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신년이 되면 점쟁이를 찾아가기도 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보고서를 챙겨 보기도 하면서 자신이 살아야 할 미래의 삶을 준비한다.

점쟁이가 예견한 미래의 삶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보고서대로 따라 했을 때 삶이 맞아 떨어진다면 그야말로 모든 삶은 대박의 신화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1등 로또의 삶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신년이면 유명하다는 점쟁이들에게 줄을 서고, 서점의 미래 관련 책들이 동이 나는 걸 보면 인간은 어쨌거나 불안한 미래를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만은 확실하다. 점쟁이를 찾아가 자신의 미래를 모두 예견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런 행위를 함으로써 자신의 삶에서 조심할 무언가를 궁리하고 미래 예측하는 자료를 통하여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관한 큰 틀을 선행 학습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다가 올 신년의 삶에 준비태세는 갖추게 되었다는 위안을 얻게 될 것이다.

사실 그냥 하루 세끼 조용히 의식주만 해결하고 사는 삶에 선 미래를 예측할 필요도 없다. 아침점심저녁에 등 따신 집과 옷이 있고 먹을거리만 있다면 세상사는 게 무에 그리 불편하겠는가?

그러나 인간의 욕구는 그렇지 않다. 등 따시고 배부르면 누군가에게 존경받고 싶고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싶기도 하며 자신의 입지를 한층 더 높은 곳으로 올려놓고 싶기도 하다. 본능을 충족하면 자아실현까지 하고 싶어 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동기화 이론에 따른 욕구 위계 이론을 주장한 매슬로우의 주장(Maslow's hierarchy of needs)대로라면 인간은 밥만 먹고 살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세상이라는 곳에서의 삶이 혼자가 아닌 다수의 삶인 이상 사람들은 동기화 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로 나누고 바꾸고 비교하고 경쟁하는 삶이 이루어 졌고 사람들은 그런 행위를 비즈니스라는 용어로 진화시켰다.

농경사회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세상은 기술과 과학의 진보는 물론 정보의 발달까지 수없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전화기가 나왔던 시절에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던 질문은 조선시대의 멘트처럼 된지 오래다. 그만큼 세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이 만든 기계와 노동력에 의하여 슝슝 달리고 있다.

이러하니 사람들은 어떻게 미래가 불안하지 않겠는가. 불안한 가운데 순탄한 꽃길만 걷는다면야 미래가 불안하지 않겠지만 세상의 톱니바퀴는 늘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며 돌아간다. 그래서 어떤 때는 가볍게 세상의 허들을 뛰어넘을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허들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넘어지지 않으면 더 좋고 넘어지더라도 가볍게 넘어지려는 인간의 준비태세가 점쟁이를 찾아가는 행위라든가 미래를 예측하는 자료를 찾아보는 행위일 것이다.

우리나라에 미래를 예측하는 자기계발서로는 트랜드 코리아 시리즈가 있다. 매년 출판되는 이 책은 이번에도 “트랜드 코리아 2024“-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다. 매년 12월쯤이면 다음 해의 트랜드를 예견할 책으로 읽곤 하는데 책의 구조와 맥락은 수년이 흐르도록 동일하다. 대한민국의 소비트랜드를 전망함으로써 불확실한 미래를 사는 데 작년엔 어땠는지, 현재의 삶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진행될지를 소비트랜드의 측면에서 알려준다. 이 시리즈를 읽다 보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비즈니스를 구상해야 하는지, 사람들의 심리와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정부의 대응 방침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어렴풋이 예측하게 한다. 참고 문헌이 많고 10여명의 연구원들이 서울대학 김난도 교수와 풀어냈다. 글의 흐름이 논문 같기도 하고 자기계발서 같기도 한 논문형 자기계발서이다.

모두가 불안한 미래에 조금이나마 위안의 시간을 갖는 면에서 책은 2024년의 우리나라가 어떤 트랜드인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매년 트랜드 코리아 시리즈를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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