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근
시인.성동문입협회 회원
시인.성동문입협회 회원
집집마다 고소한 냄새 넉넉하게 들여놓고
부엌 선반에는 귀한 대접 받아 온
과일 전 돼지고기 생선이 새색시처럼 다소곳하다.
며칠 전 타원형으로 곱게 썰어 놓은 가래떡
함지박 가득 귀향 열차 기다리듯 서성이고
안방 벽엔 꽃무늬 사랑방엔 창호지 정연하다.
어제 내건 큰누나 십자수 놓은 큼직한 횃대보
소나무 숲 단정학 한 쌍 머리 위에 Sweet Home
내일 입을 설빔 꺼내 보는 떨리는 손
세뱃돈으로 동화책 살까 그림물감 살까
내년에는 좋은 선생님 만날까 잠시 설레는 마음
썰매 타기 연날리기 시답잖아 집안 맴돈다.
가마솥 물 데워 목욕하면 상쾌한 몸과 마음
오늘 밤 자면 눈썹이 센다더라.
조무래기 여섯 명 골방에 호롱불 켠다.
강냉이 뻥튀기 군고구마 소쿠리 가득 담고
오순도순 조잘대다 잠든 아이 손목에 놓은 불침
소복소복 기왓장 덮는 눈 우리 얘기 엿듣다 보면
멀리서 들려오는 첫닭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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