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4지구 ‘재개발계의 MZ세대’ 눈길
성수4지구 ‘재개발계의 MZ세대’ 눈길
  • 이원주 기자
  • 승인 2024.02.19 11: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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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조합장, 이사 등이 포진한 ‘재개발계의 MZ 세대’
- 닉네임으로 호칭하며,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경어 사용
- 카페, 단체 채팅방, 유튜브 등 적극적인 온라인 채널 활용하는 ‘소통왕 조합’
- 다양한 재능기부 조합원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팀 운영

재개발 사업장이 젊어지고 있다. 40대 조합장이 선출되는가 하면, 경영에 있어서도 ‘수평문화’ ‘빠른 소통’을 강조하는 등 이른바 ‘MZ 조합’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깜깜이 운영’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생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납품업체위〮탁업체시〮공사 등 외부업체와의 결탁으로 조합원 분양가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은 재개발재〮건축업계에서 더 이상 이런 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겠다는 자구책으로 나온 트렌드다.

최근 새 집행부 선출 후 조합임원변경인가를 획득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이하 ‘성수4지구’)가 대표적인 ‘재개발계의 MZ 세대’다.

우선 생물학적으로 조합장과 임원진의 연령대가 낮다. 성수4지구 정영보 조합장의 나이는 45세. 많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장 연령대가 60대임을 감안하면 한 세대는 젊어진 셈이다.

이사진의 평균 연령 역시 57세로 낮은 편이며, 이 가운데 40대 이사도 2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업무문화 역시 임원이든 조합원이든 서로 동등한 관계의 수평문화를 지향한다.

우선 호칭에서부터 ‘MZ스럽다‘. 온라인오〮프라인에서 호칭으로 닉네임을 쓰고 있다. ‘디키짱’ ‘PD Lee(피디 리)’ ‘박자가 생명’ 등 조합원 단체 채팅방에 등록한 닉네임에 ‘님’자를 붙여, ‘OO님’으로 소통한다.

또한 어떤 주제든 평등한 관계로 토론이 가능하도록 조합원 모두 경어를 사용한다. 특히 경어사용의 원칙은 최근 조합이 발표한 ‘청렴실천 윤리서약서’에도 포함되어 있는 사항이다.

업무처리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빠르고 활발한 소통을 강조한다.

우선 조합과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조합원 카페와 단체 채팅방,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궁금한 점이 있을 때 카페나 채팅방에 질문을 올리면, 조합장을 비롯한 운영진이 간단한 사항은 수분내, 복잡한 사안은 당일내로 책임감 있는 답변을 올린다.

조합이 하는 일에 대해 조합장이 매주 금요일마다 주간업무보고를 카페에 공유, 한 주 동안 조합이 어떤 일을 했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깜깜이 운영’으로 조합원들이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재개발업계에서 조합의 주간업무 공유는 흔치 않은 일.

조합원 ‘성수최고’는 “이전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조합에 전화를 걸었는데, 이는 조합원 다수에게 정보가 골고루 전달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방식”이라며 “지금은 채팅방, 카페를 통해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니, 따로 전화를 걸지 않아도 궁금한 점이 해소되고 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조합원 ‘빛나리’는 “예전에는 조합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면 조합에 직접 전화를 걸거나 서울시 사이트 ‘정보몽땅’을 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보몽땅 자료는 공문서의 형식이라 실제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일반 조합원이 이해하기가 힘들었다”며 “지금은 카페, 채팅방을 통해 조합의 일을 이해하기 쉽게 공유해주니 의문점이 많이 풀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종사하는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조합 일을 돕는 ‘재능기부식 테스크포스팀’ 운영도 이전 조합과 달라진 방식이다.

성수4지구 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테스크포스팀은 설계팀, 회계팀, 법무팀, 전화봉사팀 등 4개. 모두 관련업계에 종사하거나 관련경력이 있는 조합원이 스스로 돕겠다고 나서 만들어진 팀이다.

건축사, 토질 및 기초 기술사, 보안 전문가 등 건축에 직결되는 전문가로 구성된 설계팀은 한달에 한번씩 디자인포럼을 기획하여, 4지구의 건축설계 방향, 커뮤니티 활용계획 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조합원의 니즈를 수렴하는 열린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강연내용을 조합 유튜브에 올려 조합원 스스로가 재개발 전문가가 되도록 독려하는 것은 물론이다.

설계사 조합원 ‘224~22’는 “발표내용에서부터 동영상 제작까지 모두 조합원들이 스스로 나서서 만드는 행사이며, 매회 100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참석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정말 좋은 내 집을 짓겠다는 마음으로 조합원들이 직접 내용을 만드니, 그 진정성과 깊이에 있어서는 외부 회사의 브리핑과는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한 총회때는 전화봉사팀이 조합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총회참여 및 자율적인 투표를 독려한다.

총회 때 마다 수 천 만원씩 드는 오에스(OS)업체 비용을 아끼고자 발기된 팀인데, 사업 내용을 잘 아는 조합원이 직접 사업진척도, 총회내용 등을 설명하니 조합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혼탁한 재개발재〮건축 업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니, 성공여부에 대해 타 재개발사업장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는 것은 사실.

정영보 조합장은 “연륜과 경험이 있는 이사진을 구성한 것은 물론, 업무방식에 있어서는 더 빠르고 더 투명하게 진행하려고 있고 있다” 며 “이런 방식을 통해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최고의 주거지가 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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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2024-02-19 16:44:34
발로 뛰는 생생한 기사네요 ~
재개발 사업의 모범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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