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제는 버려야 할‘안전불감증’
<시론> 이제는 버려야 할‘안전불감증’
  • 서울동북뉴스
  • 승인 2014.04.2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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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만 광진투데이 회장

▲ 조연만 회장/광진투데이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후진적인 인재(人災)가 대한미국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1993년 292명의 생명을 앗아간 어처구니 없는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를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안전불감증 운운하며 해상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그때마다 관계기관들은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후 21년이 지난 4월 16일,인천~제주를 왕래하는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로 수학여행길의 어린 학생들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참사에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지난 겨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로 아까운 많은 대학생들이 희생된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실종자들이 아직 생존해 있기를 학수고대하며, 어린 학생들을 한 명이라도 더 신속하게 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희생자 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전 국민이 어루만져줘야 한다.

세월호 항해를 책임진 선장과 선사를 질책하고, 미숙한 행동요령을 지시한 선사관리자를 비난하고, 구조자 통계의 혼선 및 늑장 초기구조로 일관한 국가기관을 질타하고, 학생들을 못 지킨 학교를 원망하는 말과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또 한동안 그렇게 들끓을 것이다. 책임자를 처벌하고,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는 주장과 함께 구속되는 사람도 여러 명 나올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한동안 시끌벅적 떠들다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우리들의 기억에서 또 잊혀질 것이 안타깝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비슷한 사고를 철저히 예방하여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정말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다.

이번 참사는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히 자리한 안전불감증의 대표적 산물이다. 안전불감증은 귀에 박히도록 강조해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 주변 곳곳에 안전의식이 너무도 많이 방치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유형의 대형 사고가 터질지 몰라 항상 불안하다.

개개인의 안전의식 수준도 낮기는 마찬가지다. 큰 사고가 나도 급하게 얼렁뚱땅 처리한 뒤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곤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반복되는 사고의 사회적 비용과 충격이 너무나 크다.

대형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다.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에도 대형사고의 요인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야할 수학여행이 몰지각한 어른들의 장삿 속에 이용되고 희생되는 현실이 부끄럽다.

일부 학교에서는 개교기념일이 금요일이면 월요일부터 수학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교육을 해야할 평일을 현장학습이라는 명분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것은 교육적으로 낭비가 아닐 수 없다.더구나 대규모 학생들을 동원해서 장거리 여행을 한다는 것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200~300명이 2박 3일의 일정으로 관광지를 돌아 다녀서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지 모르겠다.때로 몰려 다니다 보면 배우고 느끼는 것도 없이 심신만 피로할 뿐이고,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데 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서 강행하는가? 결론은 장삿 속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우리가 사는 동네에는 각종 산악회가 수 없이 많다.매 일요일만 되면 산악회를 가자는 성화에 짜증이 날 정도다.

산악회가 어떤 곳인가.진정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산악회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부분 산악회가 지역 정치인들이 개입하여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동네 산악회 버스를 단 한 번이라고 타본 사람은 공통으로 느낀 점이 있을 것이다.안전벨트도 메지 않고 차내에서 음주가무가 빠짐없이 등장한다.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까지도 그냥 놔 두지 않는다.싫다는 사람까지 억지도 일으켜세워 좁은 통로에서 술을 먹이고 디스코 춤을 추도록 강요한다.정말 아찔한 순간들이 휴일마다 전국의 도로에서 일어나고 있다.언제 대행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고 있다.안전불감증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동네 산악회 관광버스인데도 정부에서는 단속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제대로 단속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사회의 지도자급인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산악회를 만들어 대형사고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정말 이제는 변해야 한다. 안전을 가장 높은 가치로 인식하고, 안전의 생활화를 추구해야 한다. 안전의식은 한 번에 형성되지 않는다. 적절한 안전조직과 지속적인 제도마련과 적극적인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안전불감증을 없애기 위해서는 확고한 제도적 기반과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안전을 위해서는 다소의 불편함을 감내하는 분위기가 우리 일상생활 속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산업현장뿐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주변에도 많은 대형사고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한 시도 잊어서는 안된다.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안전관리 대상에 제도를 만들고 필요하면 강력한 벌칙을 만들어서 안전에 관한 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누구를 막론하고 생명은 하나 뿐이다.누구의 생명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도 아니다.
이번 기회에 학생들의 수학여행 방법도 원천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또한 우리 주변에서 항상 일어나고 있는 산악회 관광버스 내에서 음주가무도 철저한 단속이 이뤄져야한다.관광버스 음주가무,선박,항공,리조트 등과 같이 위험요인이 크다고 판단되는 분야에 안전전문 인력이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그들을 통해 상시 위험성 예견, 비상대응 시나리오 설정 및 습득, 안전교육 및 훈련 등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게 해야 한다.

복지사회도 중요하지만 사회안전도 중요하다.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안전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안전불감증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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