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62년 전, 7월 27일의 대한민국
(기고)62년 전, 7월 27일의 대한민국
  • 성광일보
  • 승인 2015.07.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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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방보훈청 유지영
1953년 7월 27일, 오늘과 같이 습하고 더운 한 여름이었다.
그 날 판문점에서 UN연합군 총사령관 클라크(Mark Wayne Clark)와 북한군 최고사령관 김일성, 중공군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가 최종적으로 서명함으로써 정전협정이 체결되었고, 이로써 6·25전쟁도 정지되었다.

이에 따라 3년1개월 간 전 국토가 황폐화되고, 수많은 민간인과 국군, 유엔군이 목숨을 잃었으며 대한민국 국민 뿐 아니라 유엔 참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평생을 고통 속에 보내게 된 전쟁의 포성은 멈추었다.

“희생 없이는 자유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의 침략에 의한 전쟁의 결과인 희생의 가치를 전쟁을 겪지 않고 자유를 누리는 세대는 머리로만 이해한다. 이산가족, 가족의 죽음, 삶의 터전의 파괴 등 한 개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전쟁 범죄에 대하여 겪지 않은 사람은 참혹한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고는 한다. 얼마 전 케이블 방송에서 이산가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거리의 사람들에게 하였다. 다들 남의 이야기처럼 요즘 흔한 말인 ‘영혼없는 대답’을 하였다. 그러다 ‘내일 갑자기 당신의 가족이 사라진다면’ 이라는 질문에는 다들 말문이 닫히곤 하였다.

62년 전, 7월 27일 대한민국은 정전협정으로 끔찍하고 처절했던 전쟁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이 ‘정전협정’이라는 제도적 장치로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DMZ)가 생기고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시위원단이 설치되어 전후(戰後)복구와 북한의 남침 재발을 막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60년 후, 2013년 우리 정부는 7·27정전협정일을 정부 기념일인 ‘유엔군 참전의 날’로 제정하였다. 대한민국을 전쟁의 고통에서 지켜준 21개국 유엔참전국에 늦었지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자 한 것이다.

이름도 들어 본 적 없는 아시아의 작은 나라의 존립과 자유를 위해, 전쟁이 있었던 이 영토의 국민들과 똑같이 고통을 나누었던 전 세계의 유엔참전국의 참전용사와 국가에 감사하고, 그 피의 댓가로 우리가 지금과 같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하고 ‘보답’하고자 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외부의 침략이 많았던 우리의 역사에서 현대사가 보여주는 ‘나라를 지킨 과정’은 그대로 ‘기억해야할 역사’이다. 그러나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짧은 시간 동안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하여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그 ‘기억’과 ‘감사’를 실천하는 노력이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는 국민의 마음이 만든다.’고 했다. 불과 60여년 전에 겪은 살아있는 역사를 2015년 현재 우리가 기억하고 올바로 지켜갈 때 미래의 역사도 진일보될 것이며 과거의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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