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준비되지 않은 장수(長壽)는 재앙이다
<시론>준비되지 않은 장수(長壽)는 재앙이다
  • 성광일보
  • 승인 2015.07.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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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 김상진 건국대 겸임교수
사람이 오래 산다는 것은 분명 축복 받을 일이다. “오래 오래 사세요” 어른들께 가장 많이 하는 인사이다. 그 만큼 장수는 사람의 복(福)중에 최고의 복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다수가 오래 산다. 따라서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고령사회’는 실로 인구혁명이다. 미래의 고령사회가 ‘노인천국’이 될지 ‘노인지옥’이 될지는 모른다. 아직 우리가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고령사회가 사회전반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중심의 판도를 바꾸고, 산업의 개념을 바꾸고, 개인의 삶을 바꾸고 있다. 3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사람에 따라서는 장수(長壽)가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국가나 개인이 고령사회를 잘 대비해야하는 이유이다.

UN이 전망한 보고서에 의하면 2050년에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비율은 38.2%로 세계에서 가장 높게 된다.
유례가 없는 급격한 고령화 속도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7%이상인 고령화사회에서 20%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프랑스는 154년, 미국은 94년, 일본은 36년이 걸린 반면, 우리나라는 2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사회를 가속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저출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인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되어야하는데,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13년 1.19명, 2014년 1.21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이 되면 유소년인구(0세~14세)보다 노인인구(65세 이상)가 많아지게 된다.

지난 7월8일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세~64세) 구성비는 2012년 73.1%를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여 2060년에는 49.7%까지 낮아지며, 우리나라 총 인구는 2030년에 5천 2백만 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2060년 4천 4백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982~1990년 8.6%, 1991년~2000년 6.3%, 2001~2005년 4.4%, 2005~2007년 4.9%, 2008년 3.9%, 2009년 3.7%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KDI 김성태위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2011~2020년 잠재성장률은 3.6%로 전망되고 있으며, 2051~2060년에는 1.0%로 전망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로 경제의 활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출산·고령화는 노동력의 질적·양적인 문제, 국내시장의 급속한 위축으로 인한 서비스 시장의 붕괴,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의 폭락, 노인빈곤과 가족해체 등을 불러오는 사회 총체적인 문제이다. 이미 ‘저출산·고령화의 저주’를 겪고 있는 일본을 보면 우리나라의 미래를 알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문제는 단기간의 정부정책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통령 임기인 5년을 뛰어넘어 10년~20년의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성과가 나타나게 된다. 프랑스는 매년 44조 5천억 원씩을 15년 동안 투자해 출산율 0.4명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우리나라의 향후 10년, 정권의 향방에 관계없이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을 비롯한 자녀교육비 문제, 비정규직 문제, 주택문제, 보육·양육비 문제, 여성의 육아휴직 문제, 이민정책의 전환 등을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 고령화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년 연장, 연금수급연령 연장, 노인 일자리 창출, 독거노인 대책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인 대타협을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저출산·고령사회 문제는 복지부 한 개 부처에서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대통령부터 정부전체가 나서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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