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침묵을 깰 전환
(기고)침묵을 깰 전환
  • 성광일보
  • 승인 2015.08.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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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영(칼럼니스트)
  “우리나라의 블랙아웃 사태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분산형 전력공급망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서울시는 태양광 및 연료전지발전 등 소규모 단위의 발전시설의 설치를 확대하고 지능형 전력망을 통한 분산형 전력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2014 서울백서>, 서울특별시, 2015)
서울시가 제시한 소규모 발전시설 중심의 분산형 전력공급망은 에너지 발전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구상이다. 관련 전문가들 또한 지역사회의 자체적인 에너지 발전을 대안 모델로 제안한다. 현재의 중앙집중형 에너지 발전 모델에서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산형 에너지 발전 시스템으로의 전환
현대 산업사회는 화력ㆍ핵발전소 중심의 대규모 중앙집중형 에너지 발전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화력발전소는 화석연료의 고갈 이후를 장담할 수 없고 핵발전소는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사례를 통해 그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대규모 발전이 가능한 만큼 에너지 소비량도 지나치게 높아졌다. 환경파괴, 지구온난화가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단순히 에너지원을 재생 가능한 것으로 대체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중앙집중형 에너지 공급 체계는 에너지 송배전 과정에서 상당량의 에너지 손실을 발생시킨다. 에너지 투입량 대비 생산량이 낮은 대체에너지의 특성상 송배전 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은 효율성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에너지 소비량 자체가 줄지 않는 상태라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핵심은 “에너지원 전환만큼이나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하고 어떻게 쓰는가가 더 중요하다”(<전환도시>, 이유진, 한울, 2013)는 것이다. 결국 에너지 발전ㆍ소비 시스템을 재구성해야 한다. 대체에너지의 낮은 효율을 감안해 송배전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역 내 소규모 발전시설을 갖추고 이에 앞서 에너지 소비량을 감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림 = 크리월드

서울시는 현재 15곳의 에너지자립마을을 운영 중이다. 에너지자립마을은 지역주민이 주도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마을이다. 이 사업은 4.7%에 불과한 서울시 에너지 자급률을 제고하는 데 무게를 둔다. 에너지 소비 주체들이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가는 에코마일리지 사업에는 2014년 기준 191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시의 전력사용량은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지자체 차원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은 견고하다. 2011년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75%에 불과하다. (‘<에너지 정치경제학>, 이재호, 석탑출판, 2013’ 참고) 화력ㆍ핵발전소와 같은 중앙집중형 에너지 발전 시스템에 대한 의존은 변하지 않았다.

지속불가능한 시스템은 인간의 편의가 우선되는 현실 앞에 침묵하고 있다. 편의보다 미래를 먼저 생각한다면 선택지는 하나다. 침묵을 깰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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