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의 첫 물결
지역화의 첫 물결
  • 성광일보
  • 승인 2015.08.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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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영/칼럼니스트
 ‘지역’은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의미를 달리한다. 수도권 이외의 비수도권 ‘지역’을 지칭할 때 사용되거나 거주지로서의 지역 또는 공동체로서의 지역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지역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 역시 모두 제각각이다. 지역화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지역에 대한 인식 차이.

우리 사회는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중심부와 주변부 사이의 격차가 확대됐다. 사람들은 가족을 위해 혹은 새로운 삶을 향해 대도시로 떠났다. 사람이 모이는 만큼 대도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빠르게 흡수했다.

이제 우리가 사는 지역은 직장이 있는 도심 외곽으로 밀려나 침상도시의 기능만을 담당하고 있다. 일상과 삶의 터전의 괴리가 고착화되면서 지역은 설 자리를 잃었다. 지역이 가진 가능성, 지역에서의 삶으로부터 그 어떤 확신도 가질 수 없게 된 것이다.

지역화의 물결, 지역정치인이 일으켜야

이 확신의 반대편에 지역화가 있다. 사회구조를 지역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게 지역화의 핵심이다. 균형발전, 지역경제 활성화, 내수 진작, 지역분권, 대체에너지 생산, 환경보호, 공동체성 회복. 지역화는 지속가능성이 가리키는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는 방향키인 셈이다.

괴사 직전의 지역은 환부를 드러내고 있지만 보호자인 주민들은 회사로, 학교로 향하기 바쁘다. 본인이 왜 보호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이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손가락질하기는 힘들다. 책임이 없지 않지만 모든 책임을 주민들이 전부 떠안을 필요는 없다. 가장 첫 번째로 책임을 져야 하는 주체는 지역정치인이기 때문이다.

▲ 지역화의 첫 물결                                                                        그림= 크리월드

모든 일을 직접 챙길 수 없는 탓에 우리는 지역정치인을 선출해 권한을 위임하고 일을 맡긴다. 따라서 지역정치인들은 지역과 주민들에 대해 가장 먼저 책임을 진다. 지역정치인들이 위임받은 권한은 지역의 환부를 도려내는 역할이 지역정치인들의 몫임을 시사한다.

물론 사회구조의 축을 지역으로 옮기는 작업은 지역정치인의 역량만으로 불가능하다. 대신 지역화를 위한 최소한의 사전 작업 정도는 지역정치인이 앞장 설 수 있어야 한다. 주민들은 이미 지역에서 그 어떤 가능성조차 기대하지 않는다. 이웃은 불편하고 지역은 낯설다. 하나의 공동체로 인식하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너무 높다.

이 고요한 연못에 물결을 일으키려면 누군가는 계속 돌을 던져야 한다. 지역정치인은 지역화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지역의 역할을 강조하며 물결을 만들어낼 의무를 갖는다.

지역정치인들이 위임된 권한만큼 책임감을 가졌다면 지역이 지금처럼 철저한 주변부로 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역 내 사회적 자본마저 전무한 현실은 지역정치인에게 더 강한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지역화를 향한 첫 물결이 시작되는 장소가 지역정치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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