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귀는 신장과 비례하여 건강의 척도라고 했으며, 귀는 높고 크고 단단해야 한다고 했다. 오늘은 귀의 명칭과 역할을 보자.
귀의 겉 바퀴를 이륜(耳輪)이라고 속의 힘살을 이곽(耳郭)이라 한다. 사람을 표현할 때 윤곽(輪郭)이 분명하다는 말은 이륜과 이곽의 생김이 뚜렷하다는 뜻으로 그런 사람은 생각이나 마음이 정확하여 행동에 절도가 있으며 마음이 한결 같은 사람이라는 의미다. 반대로 이곽이 이륜을 벗어나면 이륜곽반이라 하고, 마치 귀가 꽃이 핀 것 같다고 해서 개화이(開化耳)라 한다. 이런 사람은 반골기질이 있다고 하지만 필자의 경험으로 외향적이고 공격형이라 의욕이 강하여 지지 않는 마음이 강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형제로는 장남보다 차남에게 많으며 자수성가 하는 타입에 많다. 여자가 이륜곽반(耳輪郭反)이면 일부종사가 힘들거나 남편이 있어도 자신이 집안을 거두어야 하는 상이다.
이제부터 귀의 명칭과 숨은 뜻을 차근히 살펴보자. 귓구멍을 풍당 또는 풍문이라 한다. 풍문으로 들었다는 말이 여기에 해당되지만 요즘은 소문으로 들었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렇게 귀는 지나가는 모든 소리 소문을 풍문으로 듣는다. 그래서 풍문이 크면 모든 사람의 말을 듣기에 마음이 넓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나치게 넓어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면 속이 없을 정도로 착한 사람이니 속없는 사람이란 말을 듣기도 한다.
반대로 귓구멍이 적으면 속을 볼 수 없으니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참고하시기 바란다.
풍문의 입구에 작은 홈을 귀문이라 한다. 여성의 귀문은 얇고 가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이는 들어가는 입구가 좁고 가늘며, 안이 넓어야 좋은 이치와 같다. 이를 풍수용어로 전착후광(前窄後廣)이라 한다. 점포도 이런 모양을 복주머니 형이라 하여 돈이 새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귀의 아래 부분이다. 상법에서는 수주(垂珠)라 한다. 수주란? 귀 아래 구슬이 달려있다는 뜻으로 부귀를 말한다. 구슬이 크면 그 만큼 귀하고 부유하므로 수주도 크고 살점이 좋아야 한다. 이것을 흔히 귓밥이나 귓불이라고 부른다. 귀는 대체적으로 물렁뼈로 이루어져 피가 많이 통하지 않아 차다. 그래서 뜨거운 것을 만졌을 때, 나도 모르게 귓불로 손이 간다. 귀불에는 해독 혈이 있기 때문이며, 두통환자가 귓불을 뚫으면 두통이 사라지는 이유도 해독혈의 작용이다. 하지만 귓불도 불의 의미를 담고 있기에 오장육부에는 심장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귓불에 주름이 생기거나 탁해지면 심장기능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귓불 ^ 귓밥인 것은 쌀 창고란 의미로 쌀 창고가 커야 곡식이 넉넉하듯이 귓밥도 크고 두툼해야 한다. 귓밥과 재물은 비례한다. 좋은 귀는 귓불이 입을 향해 있다. 그래서 귓밥에 쌀알이 2~3개 올라 가면 최상급으로 본다. 이것을 관상에서는 조구(朝口)라 하는데 곡식이 입을 향해있어 평생 끼니 걱정을 안 한다는 의미다. 이런 귀는 의식이 풍족함은 물론 마음 씀씀이도 너그럽다. 그만큼 복록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로도 인자하고, 남을 돋기를 좋아하고, 장수하며 특히 말년의 운이 좋다. 이는 귀불이 말년을 표시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귓불이 없고 칼로 깍은 듯한 형상을 흔히 칼귀라 한다. 후덕함이 부족하고 냉정하지만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전문성과 직관력으로 잘 개척해 나가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