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학과 풍수(58) 동양오술 (風水 8)
동양학과 풍수(58) 동양오술 (風水 8)
  • 성광일보
  • 승인 2017.01.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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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老泉)김흥국 / 광진투데이 편집위원장
▲ 노천(老泉)김흥국/광진투데이 편집위원장삼오지리학회장역임현재 한국현공풍수학회장신화씨엠씨(주)대표

금년은 정유년으로 닭에 대한 덕목과 함께 그림이 가지는 비 물질세계의 논리를 풀어보자.
닭은 문무를 겸비한 용맹과 믿음의 동물로 꼽힌다. 그 이유는 닭의 볏은 문관의 벼슬을 뜻하고, 날카로운 발톱은 무관의 창을 뜻하며, 새벽마다 홰를 치며 우는 것은 어둠을 물리치고 밝음을 부르는 믿음의 동물로, 지용신(智勇信), 세 가지 덕목을 가졌기에 민화에 많이 등장한다.

오원 장승업의 '닭과 맨드라미'를 보면 장닭 그림의 위쪽에 맨드라미가 그려져 있다. 맨드라미꽃은 닭의 볏을 닮았다 해서 계관화(鷄冠花)이며, 닭 머리를 닮았다 해서 계두화(鷄頭花)라 부르고, 순수 우리말로는 닭 벼슬 꽃이다. 그림의 숨은 뜻은 관위에 또 관을 섰다는 의미로 관상가관(冠上加冠)이다. 벼슬이 오르고 또 올라서 승승장구, 출세하라는 의미다.

또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잉어가 있다. 잉어는 어변성룡(魚變成龍)으로 입신출세해서 평민에서 관리로 등용되는 것을 말한다. 잉어가 폭포를 거슬러서 용으로 변한다는 등용문의 고사 때문이며, 그 증거로 잉어의 비늘과 용의 비늘이 같다고 한다.

그리고 한 때 유행처럼 달마도도 가정에 많이 걸었다. 달마의 도력으로 액운을 물리친다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그림들이 부적처럼 기운을 가지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비 물질에너지가 나의 바램에 맞게 작용하는가? 그래서 닭의 그림을 집에 걸면 관상가관으로 출세를 하고 달마도가 액운을 물리치는가? 오늘은 이러한 그림들의 신상을 깔끔하게 털면서, 비 물질에너지의 정체도 상식선에서 밝혀보자.

청나라 화가 석도(石濤)의 일획론(一劃論)에 의하면 '일획이 만획이요, 만획이 일획이니 내 일획을 두고 어찌 따로 법을 말하리요' 마치 천부경이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로 시작하여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로 끝나서 무한에너지가 시종여일로 무궁히 연결되듯이 글자 획 하나에도 무수한 획이 연결되어 일획이 전체로 '만법귀일'한다는 것이다.

석도선생의 철학은 붓은 정신적 내면의 마음작용이고, 먹은 자연을 이행하는 삶의 경험적 깊이이기에 붓과 먹을 하나로 세워, 한 획으로 산천의 신기를 꿰뚫을 수 있다고 한다.

모든 글이나 그림은 최초 일획에서 시작하지만, 이 일획은 천지 밖의 수억 만 개, 필묵을 수용하고, 또 일획은 평범한 선처럼 보이지만 삼라만상에 대한 이해의 첫걸음이고, 그리고자 하는 전체에 대한 창조적 기초라고 했다. 그래서 그림은 누구나 그릴 수 있지만 한 획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이해가 약간 어려운가?)

금석학의 대가이며, 시, 서, 화에 두루 달통한 추사선생은, 가슴속에 청고고아(淸古高雅)한 뜻이 없으면 문자에는 향기가나지 않으며, 책에는 기운이 없다고 했다. 이를 문자향서권기(文字香書卷氣)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흉중에 만권의 독서가 쌓여야 글에서 향기가 나고 기운이 흐른다고 한다.

이런 도량의 흉금에서 나온 추사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와 세한도(歲寒圖)는 과히 일획이 만 획이 되어, 압축된 붓끝으로 돌을 꿰뚫듯 일필휘지한 것이다.

한 획의 붓끝이 만 획으로 금석을 뚫고 삼라만상의 신기를 꿰는 각력(刻力)으로 천지 밖 억만 개의 산천경개를 화선지에 심을 때, 비로소 닭이 울고, 잉어가 도약하며, 비바람의 풍운조화가 일어, 사악한 것이 근접 못하는 사불범정(邪不犯正)의 기운찬 비 물질에너지 작품이 되는 것이다. (부적도 글자가 조화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운이 작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가슴속에 청고고아(淸古高雅)한 뜻이 없이 얄팍한 재주와 돈벌이욕심으로 그려진 그림이나 글에 어떻게 '문자향서권기'가 세들을 방 칸이나 있겠는가?

정유년, 붉은 닭의 기운찬 울음이 일상의 어둠을 물리치듯, 독자여러분의 일상에도 문자향서권기 가득한 향기로운 일 년 맞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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