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허무함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빛과 소금> 허무함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 성광일보
  • 승인 2017.06.0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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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범목사 / 왕십리 성은교회
▲ 최민범 목사 / 왕십리 성은교회

왕십리 5거리에 서서 신호를 기다립니다. 머리 속에 한 가지 궁금증이 스쳐 지나갑니다. 이 많은 분들은 어디로 가고 계실까요? 하는 생각입니다. 생각이 꼬리를 뭅니다. 예전의 그 많은 왕십리 5거리를 지나다니셨던 분들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요? 하는 생각입니다.

저도 어릴 적 이 거리를 한양대에서 농구하려고 많이 지나다녔습니다. EMI 학원도 다니고 전풍호텔 앞에서 81-1번을 타고 차창 밖을 바라볼 때도 많았습니다. 그때도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분들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혜자 솔로몬은 인생이 가질 수 있는 허무에 관해서 전도서 시작에서 소개했습니다. 한 마디로 “헛되다”는 것입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왜 그렇게 헛되다고 했을까요? 현대인의 귀를 가지고 솔로몬의 지혜를 들어보았더니 “왕십리라고 하는 땅은 그대로 인데 사람들은 어느 날 사라져 버리고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는 이 무수한 반복을 바라보자니 헛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어느 날 사라질까? 하는 생각을 하자니 헛되다는 것입니다. 그럴 듯 합니다.

해와 바람과 물로 인생이 얼마나 허무하게 지나가 버리는지를 이어서 소개합니다. 태양은 뜨고 지기를 무수한 날들을 그리 하였고 사람들은 태양에 맞추어 아침에 기상하여 저녁에 잠자기를 반복했는데 어느 날 사라지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별로 이룬 것도 없더라는 것입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있더라는 것입니다.

땀 흘려 뺑뺑이 돌았는데 제자리였을 때처럼, 길을 잘 못 든 산행에서 여기가 아닌가봐 하는 제자리 산행처럼, 땀 흘려 삽질한 그곳을 다시 메워버리는 것과 같은 허무함이 인간의 삶 속에서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바람은 불었는데 손에 잡히지도 않고 사라져버립니다. 세월은 강물처럼 속절없이 지나가버리고 만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모든 만물이 피곤하고 사람도 곤비한 삶을 살아가지만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아니하는 삶을 살아가는 인생도 버거움에 얼룩져 허무주의에 빠져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해 아래 새 것이 없고, 이전 세대들이나 앞으로 있을 장래의 세대도 곧 왕십리 5거리를 스쳐지나가 버리듯이 지나가 버리고 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바람과 같이 지나가 버리는 인생임을 생각할 때 헛되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처절한 절규와 같은 허무를 소개하고 마쳤다면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없겠지요. 지혜자 솔로몬은 전도서 마지막 장에서 허무의 극복을 소개합니다. 허무함이 몰려들고, 곤고한 날들이 이르고, 나는 아무 낙이 없다는 비관적 허무의 마음이 몰려들기 전에, 청년의 때에 창조주를 기억하며 살라고 소개합니다. 내가 태어난 출발점을 알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으며,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허무주의는 떠나간다는 것입니다. 3포세대, 7포세대의 씁쓸함을 극복할 힘은 나를 지으신 하나님을 기억할 때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스펙과 성공과 명예를 위해서 질주하다 마딱드리곤 하는 허무감의 마음이 들곤 할 때, 창조주를 기억하면 극복할 힘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를 지으신 분을 알게 되면 내가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게 되는지 알게 되고, 내가 지금 태어난 존재 목적을 깨달을 수 있게 되니 허무감은 사라지고 행복 속에 살아갈 수 있다는 지혜자의 조언입니다.

창세기에서 우리의 창조주는 우리를 창조하시면서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시고 우리를 보시며 감탄하시며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말씀하십니다. 죄로 인해 허무함을 휘저으며 사는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예수님을 통해서 다시 우리를 구원하시고는 “나는 최고의 걸작품”임을 다시 귓가에 들려주셨습니다.

나를 향한 창조주의 사랑을 받아들이며 사는 삶은 허무가 아닌 행복입니다. 그대와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임을 알게 되기만 하면 허무의 그림자는 사라지고 행복의 기쁨이 온다는 것입니다. 나를 축복하시고 위로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격려의 손길을 경험하며 미소 속에 살아갈 수 있음을 소개합니다. 지혜자 솔로몬은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배제시키며 살아가다보면 허무주의에 빠지게 되니, 창조주를 기억하며 살라고 권면합니다.

금호동, 옥수동, 왕십리의 그 산꼭대기에도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이제는 아파트로 변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그 가난 속에서 함께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은 어느새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마는,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향해 가고 있고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지만 알고 있으면 허무주의의 괴로움을 넘어서 참 행복과 기쁨을 누리며 살수 있다고 지혜자는 소개합니다. 창조주를 알고 나니 더 이상 허무하지 않습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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