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통해서 시대의 삶을 기록하는 것이 분명 사진가로서의 사명의식”
“사진을 통해서 시대의 삶을 기록하는 것이 분명 사진가로서의 사명의식”
  • 성광일보
  • 승인 2017.11.1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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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의 작가 / 청암사진연구소

광진구 구의동에 아주 귀한 한 분이 있다. 4대에 걸쳐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임정의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해방과 전쟁을 겪으며 사진촬영을 해 온 부친에 이어 한국의 발전과정을 카메라에 담아오 온 임정의 작가는 광진구 구의동에서 청암사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본지 이명우 편집위원회 고문이 지난 2일 청암사진연구소를 찾아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 작가는 그동안 쵤영해 온 작품을 광진투데이와 성동신문 독자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편집자 주>

▲ “좋은 카메라가 있다고 좋은 사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사진의 기술보다 생각하면서 주제를 어떻게 파악해 나아갈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임정의 작가.

=안녕하세요 임정의 작가님 광진구에 오래 사셨는데 언제부터 사셨나요?
“1975년경이니 만 42년정도 되었네요. 딸과 아들이 광진구에서 태어나 현정유치원부터 광진 초·중·고등학교 다녔습니다.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났네요.”

=임 작가께서 부친과 함께 4대에 걸쳐 우리나라 역사를 기록했던 사진작가로 알고 있습니다. 부친에 대한 추억과 우리나라 근대사에 공헌한 역사 기록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작은할아버지인 임석제와 부친이신 임인식의 대를 이어 사진을 이어오고 있으면서 아들인 준영까지 하면 4대로 이어지는 집안이 되겠습니다.

해방 전후 그리고 한국전쟁 등 우리나라의 사진기록들을 남기신 부친의 수 많은 기록사진과 작품사진들을 짊어지고 살아왔다는 것이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해방과 더불어 70여년 간의 세월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너무 벅찬 것 같습니다.

아버지 임인식(林寅植)은 1920년에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셨고 오산중학교를 졸업하셨습니다. 평소 사진에 관심이 많으셔서 1939년에 독일제 라이카3F 카메라와 일제 세미미놀타 카메라를 구입하시고 사진을 찍으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조선산악회 회원으로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같은 북한의 명산들의 자연환경을 사진 찍으셨다고 합니다. 지금도 내가 가지고 있는데 정말 귀한 사진들입니다. 아버지가 사진을 찍으면서 관심을 가진 분야는 사람들의 생활과 주변의 도시환경들이었읍니다.

아버지는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사진으로 담기 시작하였고 그것이 역사적인 현장과 연결되는 것이 많았습니다.

용산역에서 일본인들이 철수하는 모습도 사진으로 찍었고 그 시절의 혼란스러운 사회, 좌우의 이념대립으로 갈등하는 사람들의 현장 모습도 담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6·25전쟁시 종군작가로 참전하시어 전쟁의 참상과 국군과 유엔군의 활동사항 등을 사진으로 많이 남기셨습니다. 예편 후 대한사진통신사를 설립하고 AP통신과 계약하여 한국전쟁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1959년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사진갤러리를 서울 인사동에 개업하셨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정부 행사나 전국을 다니시면서 우리나라의 중요 문화재나 관광지를 카메라에 담아 오셨지요. 아버지에게는 해방과 전쟁이라는 테마가 있었다면 나에게는 재개발로 변화되는 도시의 달동네가 있었다. 비록 관심 테마는 다르지만 아버지의 발자취와 비슷하게 걷다 보니 사진을 통해서 시대의 삶을 기록하는 것이 분명 사진가로서의 사명의식인 것 같읍니다.

▲ 본지 이명우 편집위원회 고문(왼족)이 지난 임정의 사진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있다.

=과거에 임작가께서 직접 사진 현상과 인화를 직접하셨다고 하는데 지금 디지털시대에 비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습니다.
“과거에는 작품사진을 찍으려면 필름으로 촬영하고 현상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방식이어서 오늘날 디지털시대와는 전혀 다른 방법이었지요. 지금은 환경 오염도 발생하지 않고 얼마든지 포토샵으로 수정도 하고 만들 수 있어 좋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버지나 저는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직접 현상하고 인화해 사진을 남길수 있었다고 생각되었지만 요즈음 사진하는 이들이 현상소에 필름을 맡기고 작업하는 것에 비하면 먼 전설같은 이야기입니다.

과거, 아나로그 시대에 찍어 놓은 수 만장의 필름과 사진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도하고 일부 손상되기도 하는 문제들을 볼 때 너무도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입니다.

지금은 디지털 사진이라 컴튜터나 메모리에 수 만장의 사진들을 저장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옛날 필름과 사진은 보관하기도 어렵고 수 만장의 필림과 사진을 디지털화 하기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 져야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보관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경제적인 뒷받침이 따르지 않는 한 매우 어려운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임 작가께서는 건축물에 깊은 애정을 갖고 사진촬영으로 역사적 기록을 만들어 전시회를 하는 유명한 작가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한국건축사진계의 선구자로 활동사항들을 말씀해 주시죠.
“부친이신 아버님은 나에게 사진을 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1975년까지 신문방송 보도사진을 하다가 공간연구소의 대표 건축가인 김수근선생을 만나면서 건축과 관련된 사진작업을 하였습니다. 1975년 광복 30주년 기념전시관 프로젝트 총감독으로 일하다가 건축사진 전문가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초창기 시절 너무도 이해를 못해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지금은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사진의 한 분야로 자리 매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처음 제가 가는 길이 비포장 도로였다면 지금은 아스팔트로 잘 포장된 편리한 도로로 더 좋은 길을 만들어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 건국대학교 호수와 도서관 항공사진 임정의 작가 부친인 고 임인식 작가가 1959년에 촬영한 사진

=사진작품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으면 한두가지 이야기를 해주세요
“1978년 전후 신행정수도를 이전 작업하고, 중동 건설 붐과 86아시안 게임과 88올림픽을 치루면서 도시의 재개발로 변화되는 달동네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많은 오해와 시련이 따르기도 하였습니다. 재개발로 못사는 동네를 촬영하고 울산공단이나 여수공단 같은 공업단지를 촬영하다가 간첩으로 오인하여 신고되기도 하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좋은 세상인 것 같습니다.”

=사진작품을 하면서 청암사진연구소를 운영하는데 주로 무슨 일들을 하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부친의 사진을 정리하면서 반세기동안 건축과 관련된 수 만장의 작품사진들을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이 모든 작품사진들이 필름과 인화지로 되어 있어서 스캔작업을 하여야 하는 부담이 따르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청암사진아카데미를 진행하며 사진강의를 해주고 있으며 틈틈히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인 [물안개 피는 아침]이라는 주제로 사진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 포풀러 나무가 많았던 뚝섬 유원지, 임정의 작가의 부친인 고 임인식 작가가 1957년 촬영

=임 작가께서는 광진문화원과 함께 광진구 주민들을 위해 여러 문화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십니까 ?

“반평생 사진가로 활동하다 보니 본 것도 많고 사진작품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해 보고 알려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건축이나 디자인을 전공하는 이들과 사진을 배워주던 노하우를 살려 일반인들에게 인문학 사진강의를 진행하여 오는 12월부터는 매주 저녁시간에 직장인들을 위한 인문학 사진강좌를 개설해 기능적보다는 소통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광진문화원에서 문인들과 함께 동호회를 만들어 문학기행을 진행하고 시화전을 개최하여 주민들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화활동을 통해서 많은 이들에게 사진을 친숙하고 쉽게 접근시켜 주려고 합니다. 특히 좋은 카메라가 있다고 좋은 사진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의 기술보다 생각하면서 주제를 어떻게 파악해 나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광진투데이 신문과 독자들을 위해 인터뷰 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광진투데이 독자들을 위해 그동안 찍어 온 사진들을 광진투데이와 성동신문 지면과 인터넷(성광일보)에 제공해 줄 수 있을까요?

“광진투데이(성동신문) 지면을 허락해 주신다면 기꺼이 제공하겠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저의 사진연구소를 방문해 주신 이원주 대표님과 이명우 편집고문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명우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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