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기를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기를
  • 이원주 기자
  • 승인 2013.02.20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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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의 주인공 이윤옥 시인

< 이윤옥 시인 대담 >

▲ 민족시인 이윤옥
- 이 시인은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3권까지 낸데 이어 이번에 시화전까지 열고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얼마 전 오희영 애국지사의 따님과 생존해 계시는 오희옥 애국지사를 모시고 국립현충원에 다녀왔다. 오희영 애국지사는 44살로 돌아 가셨는데 중국에서 16살 때 광복군에 지원했다. 16살 소녀 오희영은 당시 중국인 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중국애들이 “나라도 없는 망국노”라는 놀림을 해대는 것을 참지 못해 그 길로 책상을 뒤 엎고 광복군에 입대하였다는 따님의 증언을 들으며 다시 한 번 마음이 착잡했다. 이러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을 대한민국 국민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오희영, 오희옥 자매가 살던 중국의 토교마을 신한촌을 찾아가 보고 열네 살 나이로 오희옥 소녀가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대원으로 활약하던 류쩌우를 찾아 헤맨 것도 사실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잔 다르크들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국내외로 찾아다니며 여성독립운동가의 삶을 추적하여 헌시를 쓰고 일생을 정리하는 시집을 써오고 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분들을 알리기 위해서 시화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조명해가는 과정에서 보람 있었던 일이나 감동적이었던 일이 있다면?

“보람이라면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읽고 한국의 잔 다르크들이 이렇게 많이 계신 줄 몰랐다고 하면서 자신의 아들딸들에게도 들려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교포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일제강점기 역사를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 책을 영어로 번역하여 출판하겠다는 소식이 왔을 때 무척 기뻤다.”

-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조명해내는 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나?

“자료 부족과 무관심이 가장 큰 난관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관순 열사는 단행본이 17권이요, 논문이 150여 편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라 충남 천안에는 55,000평 부지에 근사한 기념관이 있다. 그런데 유관순과 같은 17살에 함경북도 화대장터에서 만세 운동을 부르다 서대문형무소에 잡혀와 숨진 동풍신 애국지사는 A4용지 한 장 정도가 자료의 전부다.

동풍신 애국지사뿐만이 아니라 현재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은 223분의 여성독립운동가들 대부분이 이렇게 빈약한 자료뿐이다. 그래서 이들의 행적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부족한 자료는 여성독립운동가들이 활약했던 지역이나 태어났던 고향마을, 무덤 등을 찾아다니며 영감을 얻어 시를 쓰고 일가친지 또는 후손들의 증언을 들어 보태고 있다.”

- 시집을 내는 것도 그렇고 시화전을 하려면 상당한 돈이 들어갈 텐데 어떻게 감당하나?

“자료 부족 다음으로 힘든 것은 책을 찍어 내는 인쇄비 마련이다. 현재까지 60명의 여성독립운동가의 삶을 추적하느라 중국, 일본은 물론이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 경비와 시간은 차치하고라도 이 분들을 소개하는 책 발간조차 호주머니를 털고 있는 실정이니 참으로 암담하다. 행여 인쇄비 보조라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국가보훈처에서 하는 “2013년도 독립·호국·민주관련 문헌발간 지원 공모”도 신청해봤지만 선정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라면 더는 진척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시화전 역시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전시할 공간 빌리는 값과 화백에게 그림물감 값 약간을 드릴 수 없는 형편이 고작이다. 앞으로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위한 앞으로 계획은?

“현재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223분의 잔 다르크들을 계속 소개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0여권의 책은 더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항일여성독립운동가들을 다룬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로도 번역하여 한글을 잘 모르는 교포 자녀는 물론이고 세계 여러 나라에 한국의 용감한 잔 다르크들을 알리고 싶다. 시화전 역시 이 분들을 소개하고자 하는 간절한 심정으로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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