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시> 가을걷이
<독자 시> 가을걷이
  • 정성은 기자
  • 승인 2019.11.14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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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춘

 

가을걷이
                       최성춘

아버지는 바쁘게 줄달음질 치는
남은 가을날을 붙들어 집 앞
큰 감나무에 꽁꽁 묶어두고
싶어 하셨다

가을걷이를 하는 동안
일손이 부족해 고사리 같은
손이라도 빌려야 하는
어머니의 애타는 심정 때문이었다

결국 붙잡힌 가을날이
감나무 등걸에 묶여
꼼짝 못 하는 동안
아버지의 움직임대로 들판의
급한 일들은 추슬러졌다

가을날은 된서리가 내리고 나서야
아버지 곁에서 풀려나
우리 곁에서 쓸쓸히 떠나갔고,
묶였던 감나무 가지 위엔
하얀 초설이 내렸다.

 

최성춘/시인
최성춘/시인

최성춘 시인은.
시인 최성춘은 전북 고창 출생으로 『문학愛』 시 부문, 낭송 부문 등단 및 『서정문학』 시 부문에 등단한 시인이다. 
현재 코튼C&C대표로 재직하면서 활발한 저술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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