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내것 뵈 주고 남것 보러갔다
<수필> 내것 뵈 주고 남것 보러갔다
  • 이기성 기자
  • 승인 2020.08.11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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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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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미술협회에서 해외전시회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중에 있다는 소식이 연말총회 전에 흘러나오고 있었다. 미주예총에서 초청을 받아'지구환경에 대한 생각'이라는 주제로 LA 한인촌 가야갤러리에서 전시하기로 하였다. 해외전시회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회장이 직접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렴한 경비로 계획되었다. 해외전시회는 36명의 회원들이 작품을 출품하였고 현지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은 9명이 신청하였다.

새해부터 시작된 해외여행은 전시회를 겸하여 발전하는 선진국의 유명한 뮤지움이나 갤러리를 방문함으로서 회원들의 견문을 넓히는 것이 목적이었다. 특히 L.A는 지진이 많고 연약한 지반에 고층건물 신축에 성공한 도시이며 풍부한 서부지역의 자연관광지도 많다. 특히 라스베가스를 관광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많은 관심 속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2020년 2월 5일 출발하기로 결정하고, 부푼 꿈을 간직하고 3시간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출국수속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에는 입국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는데 즉석에서 받을 수도 있고 3일이 걸릴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회장은 9명 모두 오늘 출발하지 않으면 포기 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졸이며 3시간 전 공항에서 EAST 발급을 기다렸다.

하늘이 도왔는지 다행히도 20분전에 처리되어 직원들의 협조를 받으며 급히 출국수속을 마치고 출발게이트 앞에서 만난 우리들은 긴 한숨을 내쉬고 이마의 땀을 씻고 긴장을 풀며 만족스런 웃음을 나누었다.

한편 우한에서 발생하였다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되고 있다는 언론보도는 있었으나, 당국에서는 특별한 방역조치가 없고 공항에서도 규제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스크를 몇 장씩 준비하였다.

긴장 속에서 탑승하여 귀중한 여행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사이에 어느덧 LA공항에 도착하였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갤러리에서 준비된 2대의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넓은 대륙의 공기를 마시며 창가에 비치는 고층건물 사이로 눈길을 돌리는 사이에 호텔에 도착하였다.

예상대로 허술하고 낙후된 호텔이었지만 이형근 회장과 룸메이트가 되어 짐을 풀었다. 처음으로 현지식당에서 저녁을 마치고 정원에 우뚝 서 있는 야자수 사이에 떠 있는 둥근 달빛이 우리를 환영하는 듯 밝게 비추고 있었다.

첫날부터 계획했던 대로 L.A컨벤션센타에서 열리는 아트쇼에 참석하였다. 서울의 코엑스와 같은 형태의 전시장에는 수많은 현대작가들의 화려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고,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축하와 격려를 보냈다.

이튿날에는 미국의 억만장자의 사회적 기부로 만들었다는 브로드뮤지엄을 관람하면서 현대미술관의 예술적인 건물모습에 감격하였고, 조각품들과 내부에 전시된 명화를 숨죽이고 관람하면서 고대미술의 인물화를 감상하는 동안 그림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셋째 날에는 한인촌에 있는 가야갤러리에서 우리 작품전시회가 있는 날이었다. 오전에는 라크마 뮤지엄을 관람하고 오후에 전시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L.A카운티 미술관 라크마는 건물도 웅장하고 L.A의 명소이자 헐리웃이 있는 영화의 도시이므로 배우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대지 면적 2만평과 미술관도 8동이나 된다. 미국, 유럽 등 세계적인 유명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한국관도 있다. 많은 조각품들과 공중에 떠 있는 340톤의 자연석 밑에 설치된 통로를 지나갈 때는 무너질 것 같은 느낌에 나도 모르게“걸음아 나 살려라”하고 지나갔다.

우리가 전시하는 건물은 한인촌에 있는 일반 건물이었지만 타향살이에 고향을 그리워하고 목말라하는 교민들이 작품 앞에서 떠날 줄 모르고 관람하는 모습을 보며 향수에 젖어드는 교민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작가들의 개성있는 작품에 관람객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으며 남한산성의 눈에 덮인 기와지붕의 곡선미를 주제로 출품한 나의 작품에 현지 작가와 대담하는 시간도 가졌다.

잠시 후 작가들과 내빈을 소개한 개막식 행사에서는 미주예총 임원들이 출품한 작가들에게 감사장도 수여하며 전시회의 의미가 더욱 고조되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뒤풀이 행사에는 정성껏 담은 음식과 포도주를 나누었다. 축배의 잔을 높이 들고 미주회원들과 광진구 작가들을 위한 건배의 소리가 절정을 이루었다.

다음날 방문한 산타모니카해변은 이글거리는 햇살과 파도가 춤추는 피서지였다. 수상건물에는 각종 유흥음식점과 각양각색의 인종들이 서로 어울러 즐기는 서민들의 휴양지였다. 우리도 거리의 악사들의 반주에 맞춰 아리랑을 부르기도 하였고 해변의 모래를 밟으며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을 바라볼 때 비호같이 날아가는 갈매기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

바닷물에 반짝이는 찬란한 석양빛을 등지고 교포가 운영하는 한식식당에 도착하였다. 며칠 만에 준비된 작가들의 친교시간에는 그동안 보고 느낀 감정을 나누며 만족스럽고 즐거웠다. 귀중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한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마지막 장소인 케티센타를 방문하는 날이다. 바다와 도시가 내려다 보이는 천혜의 장소 케티센타도 석유의 거부 게티가 만든 뮤지움이었다. 건축물은 리처드 세어스가 설계하였고, 공사기간이 10년이 걸렸다고 하는 예술작품이다. 세계 각국의 유명한 고대미술과 고흐와 모네의 작품은 물론 세잔느의 초상화 등이 전시되었고 나지막이 흐르는 분수가 있는 정원을 돌며 며칠을 감상하여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것 같았다. 이런 미국의 대표적인 미술관들은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영원히 보존되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길웅 프로필

·(전) 광진문화원 원장
·(전) 광진미술협회 회장
·청하문학아카데미 회원
·서울시단 회원
·수필시대 등단
·광진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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