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의 노포> 인물 사진에 인생을 걸고 사는 오스카 스튜디오 박정숙 작가
<성동의 노포> 인물 사진에 인생을 걸고 사는 오스카 스튜디오 박정숙 작가
  • 서성원
  • 승인 2020.08.26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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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 나오는 게 너무 좋아요”
“사진 넘 재밌어요”
박정숙 씨가 평양방문 때 찍은 기념사진
박정숙 씨가 평양방문 때 찍은 기념사진

박정숙 씨는 오스카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그러니까 사장이다. 오스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했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그는 작가, 뼛속까지 포토그래퍼 라는 것을. 

1966년부터 금호동에서 오스카의 역사가 시작되다.
시골에서 부친이 상경했다. 신혼살림과 사진관을 같이 시작했다. '오스카'였다. 

“손님이 끊이지 않아 셔트를 내려야 할 정도였어요.”

사진관은 세 곳, 유독 박 작가 부친의 사진관이 그랬단다. 
“전 87년부터 아버지랑 같이 일했구요.”

형제는 모두 4남매였다. 오빠는 길이 달랐다. 대학교수다. 박 작가가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았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도와주는 게 재미있었단다. 대학은 사진학과로 갔다. 부친 작고 이후 95년부터 작가가 운영하고 있다. 작가의 딸이 사진학과에 재학 중이다. 오스카는 3대로 이어질 것 같았다.

“북한 관련 일을 많이 했었어요.”
사진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렇게 말했다.
2005년부터 북한에 자주 갔었단다. 뜻밖이었다. 그 후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터지기 전까지 북한을 자주 갔었다. 개성은 물론이고 평양, 원산, 고산 등 북한 곳곳을 갔었다. 

“개성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갔었고요.”
그러니까 박정숙 작가는 현대 계열사 홍보팀을 맡았던 것이다. 회사에서 3명이 방북할 때 동행하기도 했단다. 그러다 보니 그녀의 활동 장면이 KBS 뉴스로 나가기도 했단다. 

“남들 가보지 못한 북한 곳곳을 다녀 본 게 기억에 남아요.”
박 작가의 기억은 개인의 기억을 넘어 역사의 한 장면이었다. 
<성동의 노포>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다시 만나야 할 사람이었다. 

“들국화라든지 공연 사진 많이 했어요.”
“2012년에 들국화 재결성해서 활동했는데 모든 사진은 제가 했었어요.”

앨범 재킷, 포스터 사진을 작가가 맡았다. 그리고 다른 가수들 사진도 했다고. 연극공연 사진도 했다. 디딤돌 극단의 포토그래퍼로 대학로에서 활동했단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골프대회 촬영도 맡았다고. 

“올해 1월에 전지적 참여 시점을 우리 스튜디오에서 찍었어요.”
그 이후로 소문이 나서 연예인들이 많이 온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심각해지자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일을 생각해 봤느냐고 슬쩍 물어봤다. 

“아뇨. 전 사진이 좋아요. 굶어 죽을 정돈 아니니까 일하는 게 넘 즐거워요. 사진관 나오는 게 좋아요.”
박 작가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은 이것이었다. '좋아요' '재밌어요' 자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쩌다 만난다. 자기가 하는 일을 미친 듯이 좋아하는 사람, 박 작가였다. 나는 그가 부러웠고 샘이 났다. 이러면 안 되는 거지만.

“제주로 골프대회 촬영 가서 하루 더 쉬고 오기도 했어요.”
일은 사람 하기 나름이다. 돈을 좇아 사는 사람은 즐기지 못한다. 박 작가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일을 즐겼다. 과연 이런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들국화 공연 중에도 '그것만은 내 세상' '행진' 같은 걸 부를 땐 카메라를 잡지 않는다고. 좋아하는 곡이란다. 
“돈도 벌고 공연도 보고, 너무 감사한 거예요.”
평생 카메라만 들고 살아서 이제는 촬영이 '일상생활'이면서 '놀이'가 되었다고. 
이런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경지에 다다른 고수들이 할 수 있는 말이다.
“더 열심히 할 걸, 후회는 남지만 그래도 사진은 재밌어요.”

“파인더로 보는 얼굴이 좋아요. 아직도 인물 사진 공부해요.”
앞으로 어떤 사진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인물요. 전 사람이 좋아요. 제품, 음식 이런 건 감흥이 없더라구요. 프로필, 증명사진이 좋아요. 파인더로 사람 표정을 보는 게 좋거든요. 느낌이 오죠.”

홍현희 제이쓴 촬영
트롯그룹 레이디돌 앨범 사진

박정숙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업이 프로필 사진이란다. 지겹도록 사람들 얼굴을 카메라에 담았을 텐데, 그 일이 즐겁다니, 더는 할 말이 없었다. 
“가족에게 좀 미안해요. 고객들 인생샷을 꽤 만들어 줬죠. 울 딸 사진은 별로 없더라구요.”
“이 자리에서 오래 하고 싶어요. 우리 딸이 어떤 사진을 할지 모르지만. 딸도 인물 사진을 잘해요.”

한 때는 출사(연예인 화보, 공연 촬영, 돌 같은 가족 행사 촬영)가 잦아서 '주인 없는 사진관'으로 동네에 소문났단다. 이제는 스튜디오에 집중하려 한다고. 
 혹시 얼굴을 작품 사진으로 남기고 싶으신가요. 그럼 금호동 오스카로 가보세요. 자연스러운 표정이 최고라고 여기는 작가니까 그건 알고 가시길…….
○오스카 스튜디오 전화 : 02-2298-1573 /0507-1400-1573 
○주소 : 성동구 독서당로 288 2층    

서성원 작가
서성원 작가

【서성원 작가 it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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