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너머에
그리움 너머에
  • 성광일보
  • 승인 2020.09.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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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 / 성동신문 편집위원
송란교 / 편집위원
송란교 / 편집위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숨어있는 미세한 감정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 알쏭달쏭한 속내를 뒤집어 보고 싶었다.
코로나19 이후 콘택트. 언택트. 비대면. 비접촉.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 물리적 거리. 건강한 거리 두기. 코로나 테러리스트. 바이러스 테러 등의 단어가 하루 종일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했을 때에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온 사회를 짓눌렀다.
그러다가 날이 지날수록 감염 확진 후 사망률이 낮아지고 감염자 수가 줄어들자 마치 자신의 몸에 강력한 항바이러스 면역력이 생기기라도 한 듯 조심하지 않고 건방을 떨고 또한 감염되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무모함이 생겨났었다.

그럼에도 혹시나 나 하나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조심스런 마음과 감염자라고 낙인(烙印)찍히는 창피함과 격리되고 고립되는 두려움이 조금은 남아 있어 다행이었다.

지금은 코털 끝에 매달린 재채기마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세상이기에 절제의 미덕 배려의 아름다움 청결의 생활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까지 무시로 연락하고 시끌벅적 만나왔던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 산사태로 싹둑 막히고 끈끈하게 이어지던 따뜻한 마음이 장대비에 퐁당 휩쓸려 떠내려가니 별빛 없는 밤하늘에 자유 없는 감옥소에 갇힌 듯 고립된 격리의 생활을 못견뎌한다.

그러면서 소금 뿌려진 들통 속의 미꾸라지처럼 바깥세상으로 뛰어나가려 발버둥을 친다. 이 와중에 바람을 좋아하는 가오리연을 쫓아 꼬리를 무는 태풍마저 방문을 걸어 잠그게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 사람들의 욕구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잊혀진다는 것은 곧 내버려지는 것이고 관계가 끊어지면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 하고 '흩어지는 게 연대'라고 주장하는 상식이 뒤집히는 시절이다.

'온라인'(on-line)은 연결되어 있고 '오프라인'(off-line)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지만 요즘에는 언택트(untact, 비대면 접촉)로 대표되는 온라인은 함께 있지 않으면서도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이고, 콘택트(contact, 대면 접촉)로 대표되는 오프라인은 함께 모여 있지만 개개인이 떨어져서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해석하는 듯하다.

온라인 수업은 각자의 집에 떨어져 있으면서 기계적으로 연결하여 수업을 하는 것이고 오프라인 수업은 함께 한 곳에 모여서 수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다정한 느낌이나 펄떡이는 감정도 없는 네모난 화면을 통해 마주 볼 수 있으면 모두 연결이 되는 것이고 기계를 통하지 않고 직접 모이면 연결이 안 된다는 것인지 참 이상하다. 혼자서는 외로워 바이러스 없는 온라인으로 모여들고 바이러스 감염이 무서워 오프라인으로 뿔뿔이 흩어진다는 것일까?

조류독감이 번지면 가금류(家禽類)들이 수난을 당하고, 돼지열병이 퍼지면 돼지들이 괴롭고, 구제역이 발생하면 소들도 힘들어한다. 코로나19가 사람 곁을 떠나지 않으니 사람들도 울타리 없는 우리에 갇힌 신세다. 감염병이 발생한 지역에서는 가축을 이동시킬 때 각 길목마다 검역과 소독을 실시하고 일부는 이동이 통제되는 것처럼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영혼마저 가축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있다.

무시로 드나들던 곳을 들어갈 수 없고 때로는 검역을 당해야 하고 때로는 길게 줄을 서야 하고 때로는 입으로 말을 해서는 안 되고 눈짓 손짓 몸짓으로 말을 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조만간 끝나리라는 믿음이 있어 견딜 수 있고 금방 좋아지리라는 긍정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데 끝날 듯 끝나지 않으니 고립과 단절의 두려움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너와 나의 단절을 상징하는 각양각색의 마스크가 나의 얼굴 나의 본 모습을 가린 채 아름다운 나의 마음마저 가로 막을까 두렵다.
고달프고 배고픈 삶도 외롭고 고립된 삶도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스스로 소통의 징검다리가 되어보자. 칼바람 태풍에도 절대로 끊어지지 않고 반짝반짝 빛나는 그리움의 전깃줄을 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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