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의 노포> 물레마실
<성동의 노포> 물레마실
  • 원동업
  • 승인 2020.09.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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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마케팅 혁신하고픈
광주 양복점집 아들 안철수

                     “취미가 재미로, 재미에서 수익으로!”
                 창대한 시작 물레마실, 지속가능한 성장하려면?

물레마실 이사장의 이름은 안철수다. 의학을 공부하고 대학서 가르치다가, 안철수 연구소를 세워 기업인이 된, 정치인과 동명이인. 물레마실 안철수? 그는 젊어 '서점과 출판업'을 했다. 

일본책과 서양책을 '번역'했고, 당시에 읽기보다는 대개 '집안 장식물로 썼던' 전집들을 팔았다. 그러니 그는 어느 면에서는 '교육업'에 종사했다.

물레마실은 이익을 내고, 이를 토대로 업체를 계속 키워가야 곳이다. 그는 자영업 같은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협동조합은 1인 1표의 원칙 안에서 움직인다. 많은 이들과 만나고 협조를 구하고 문제를 해결해 가야한다. 이는 작은 정치의 세계다. 우리 동네 안철수를 만나러 그의 사무실이자 작업장으로 차를 몰았다. 금호고 근처.

왼쪽부터 유경숙, 안철수, 이영희
왼쪽부터 유경숙, 안철수, 이영희

 

시작 창대했던 금호동의 협동조합 물레마실

“시작은 창대했어요!”
안철수 이사장의 첫마디였다. “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로다.”가 일반적인 레퍼토리 아니었나? 그의 설명을 들으니 수긍이 갔다. 

“우리 공장이 규모가 커요. SH에서 공간을 빌려주었어요. 성동구청에서 여기 이십 대 쯤 미싱을 마련해 주었어요.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님, 정원오 구청장님, SH 사장님, 그리고 한양여대 총장님과 산업단장님 등이 모두 와서 창립식을 축하해 주셨어요. 한국패션협동조합을 이끌던 신만수 이사장 역할이 컸었는데, 다른 분들 역시 도움을 많이 주셨거든요.”

그게 2016년 11월 쯤이었다. 그보다 훨씬 전인 2015년 3월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조합원들을 모으고, 한양여대서 기초적인 패션교육을 마치고, 출자금을 내며 조합설립에 분투했다. 봉제 경력이 40~60년에 이르는 이무순, 이정교 같은 장인들도 합류했다. 

안철수 대표가 이사장을 맡게 된 것은 그이의 과거 경력도 한몫을 했다. 
그의 아버지는 광주시에서 양복점을 운영했다. 호주에 양복점 이민을 가실 만큼 실력도 있었다. 시침을 계속 만지고, 미싱을 돌리던 기술자도 몇 있는 제법 규모도 있는 곳이었다. 안철수의 형이 세탁소를 하고, 작은형은 양말공장을 하고 있으니, 가족에게 봉제인의 피도 흐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안철수 대표는 그 유명한 '라사라 복장학원'서 기백만 원의 수업료를 내고 봉제의 기초부터 다시 배웠다.

“내가 이사장이니까 350만원쯤 가져가고, 나머지 이사님들이 최소한 300만원쯤 가져가자!”고 약속 아닌 약속도 했다. 창대한 시작이었으니, 이제 더욱 창대해질 일만 남았을 것 같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물레마실은 지난 7월달에는 일이 한 개도 없었다. 그 어려운 시기를 버텨준 것이 여기 영희, 경숙 같은 조합원 이사들이었다. 그도 열다섯 조합원들에게 “각기 살아남으셔야 한다. 그러실 수 있으면 그렇게 하시라!”고 독립도  허락했다.

일이 이렇게 된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물레마실의 중요한 수입원이었던 곳들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물레마실은 여러 지역에서 축제와 플리마켓에서 잘나가는 셀러였다. 나갔다하면 제품을 완판하고는 했다. 물론 하루 종일 겨우 만오천 원쯤 매출이 있는 날도 있었지만, 그 자리들은 또다른 판매처나 수익원과 연결이 되곤 했다. 

물레마실의 또다른 수익원은 교육! 이곳 물레마실 만큼 규모가 있는 교육장, 체계가 잘 잡힌 교육프로그램은 흔치 않았다. 교육이사 유경숙의 말.

“옥수복지관서도, 금호2-3가동주민센터에서도, 금호고에서도 교육을 진행하곤 했어요. 멀리 보문동서도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도 소품 만드는 걸 가르쳤죠. 

옛날에는 봉제를 '생계' 때문에 배우시고는 했는데, 요즘은 '취미'가 다들 먼저세요. 재미가 있어서 하는 거예요. 근데 그걸 한참 하다보면, 더 예쁜 걸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거기서 다시 '수익'이 생기거든요. 나도 그랬어요.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그래서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여기서 혼자 두두두두 미싱을 돌리고 있는 거예요.”

유경숙 이사는 2015년 고용노동부의 일자리창출 사업으로 시행된 기초봉제교육을 받았다. 한양여대교육장에서였다. 그저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일이지만, 치열하게 공부하고 참여했다. 미싱을 알아가고, 고장난 곳을 스스로 고치며 여기까지 왔다. 

이영희 기술이사는 '철수'와 짝을 이루는 그 '영희'다. 처음 기자를 보았을 때, 철수를 놀리는 농담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안철수 대표님 딸이요. 어렸을 때, 아빠 닮았다 세 번만 하면 울었대요!”

생각 바뀌었다. 시대도 변했다. 작은 도움은 여전히 필요하다 

영희 엄마는 동네서 솜씨가 또르르한 이였다. 시집가는 처자들이 옷을 만들고, 베개에 자수를 놓고, 이불을 누벼 혼숫감을 준비할 때, 다들 엄마에게로 왔다. 영희는 그런 엄마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봤지만, 엄마는 기술을 물려주지 않았다. '솜씨 좋은 딸'은 고생한다고. 그때 눌렸던 '한'을 푸느라 영희씨도 유경숙 이사 옆에서 밤을 새워 드륵드륵 미싱을 밀었다. 

둘이, 그리고 더 많은 조합원들이 밤새워 생산해 낸 제품들은, 보기에, 만지기에, 쓰기에 좋았다. 마켓서 완판은 당연해 보였다. 성동구청에 레자로 만든 서류가방을 180여개 제작을 했을 때, 반응도 '엄지척'이었다. 보건소에서 주문한 앞치마 1천장, SH 450장 주문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의 안철수 이사장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예전엔 디자인을 그렇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베끼면 되는 거라고 생각을 했으니까!”
안철수 이사장의 생각은 싹 바뀌었다. 베끼는 것으로는 흉내낼 수 없는 숨은 힘이 자체 디자인 안에 있었다. 한양여대 젊은 친구들과 협업해 이곳 협동조합에 디자인워크숍을 두었던 이유도 그런 것이었다. “얼마든 언제든 작업실을 쓰고 한 달에 두어 건 정도만 디자인을 받는”협업의 과정도 있었지만, '수입'을 확약해 주지 못하는 이곳을 그네들은 곧 떠났다. 

“디지털 마켓팅도 우리가 굉장히 필요한 부분이에요. 내가 직접 네이버에 가서 쇼핑몰 교육도 받았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여기 우리가 세들어 있는 이곳 전기는 아직 산업용을 못써요. 이걸 고치려고 한전도 가보고, 구청과 SH에도 문의를 했죠. 그런데 국회서 조례를 바꿔야 되는 일이란 거예요. 지원사업 공모도 여러 번 내 봤어요. 근데 현장형으로 써서 그런지 잘 안 돼요. 좀 써줄 수 있냐?고 물으니까 안 된다죠.”

물레마실은 이미 많은 것을 갖춘 곳이었다. 성실하게 준비하고 분투하는 내부 구성원이 있었다. '뭘 더 도와줘?' 하고 묻는 일조차 언뜻 불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아주 작게 밀어주는 일은 언제나 필요하다. 작은 힘으로 더 크게 바뀔 수 있으니까. 바뀐 상황을 이해하고 꾸준히, 올바르게 밀어주는 일. 그건 시작을 만든 모든 구성원들의 남은 의무일 터였다. 물레마실은 돌아야 한다. 그들을 도운 힘은 돌고 돌아 다시 우리의 삶을 빛나게 해줄 것이기에. 물레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
주소:서울시 금호로 111 래미안 하이리버 202동 1층. 전화 02)2256-7632

원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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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업^성수동쓰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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