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는 누구를 위해 불을 훔쳤고, 정지선 그는 누구를 위해 자신을 불태우고 있는가.
프로메테우스는 누구를 위해 불을 훔쳤고, 정지선 그는 누구를 위해 자신을 불태우고 있는가.
  • 서성원
  • 승인 2020.09.2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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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지선 디렉터
정지선 디렉터 공연 준비l모습

성수동에는 라이브 공연장이 몇 곳 있지요. 날마다 공연을 하는 재즈바가 있기도 하죠. 지난 7월 '게토'라는 곳에 공연을 보러 갔었지요. 방역수칙을 지키고 거리두기를 하면서 공연을 할 수 있었던 때였죠. 공연장을 운영하는 분을 만나 몇 가지 알아보고 싶었지요. 때마침 공연장을 운영하는 분이 그곳에 있더군요. 게토는 개인이 운영하는 순수 공연 시설이라고 하더군요. 공연만 하면 돈이 될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게 궁금증만 더한 채 끝났지요.

그 뒤 정지선 씨와 전화로 인터뷰할 일이 있었지요. 그때 나는 생각했지요. 순수한 열정으로 하고 싶은 건 불사르는 사람이구나. 그런데 무한 능력자야. 

설렁탕 집을 음악 라이브 공연장으로 탄생시켜

게토라는 곳, 설렁탕을 팔던 곳이었대요. 17년간이나 버려진 공간, 이런 곳을 정지선 씨가 임대를 합니다. 어떤 연예인들은 성수동에 투자하죠. 정지선 씨는 건물을 산 게 아니랍니다. 공연장으로 쓰려구 임대했대요. <GhettoAlive>의 시작입니다. 그게 2016년. 
공연장을 열면 돈이 될까요? 어쨌거나 성수동 일꾼들에게 배를 채워주던 설렁탕집이 정지선 씨의 손에서 사람들에게 소울을 채워주는 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렇게 정지선 씨는 성수동과 인연을 맺습니다. 

눈부시게 화려한 젊은 날의 이력 그리고 손 털기

지선 씨의 이력은 화려합니다. 전공은 성악이지요. 하지만 대학 때부터 성악의 우물에서 머물러 있지 못했대요. 홍대 클럽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죠. 작곡가 안지홍 님의 일을 돕게 되죠. 그러다 방송국으로 발을 들여놔요. 방송국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음악감독까지 하게 되지요. 맡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음악을 찾아서 듣지요. 일을 위해서 엄청난 음악 공부를 한 셈이죠. 팝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했지요. 그리고 20대임에도 방송국 유명 PD, 작곡가, 가수, 연출가 등과 인맥을 쌓았어요.

그리고 드라마 주제가, 광고 배경 음악에 보컬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죠. '친구에 친구를 사랑했네'라는 광고, 그래 기억이 난다. 그 노래를 불렀다고. 꽤 유명했던 광고였지. 광고 출연 배우가 김민희, 원빈, 김효진이다. 와~. 

방시혁과 일을 같이 한 적이 있단다. BTS를 키워낸 바로 그 사람이다. 정지선 씨는 방시혁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가수가 크려면 방송국 관계자들과 각별하게 지내야 한다. 한데 방시혁은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단다. 그래서 지금처럼 세계적인 가수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로 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방송계에서 음악 감독으로 지내던 중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 깨달은 게 있어서 '내 음악'을 하겠다고 대학로로 간다. 드라마 OST, CF, 방송과 결별하고 연극판으로 간다.

홍대에서 보컬로 활동했다. 순수한 남자를 만나 결혼도 하고 세 아이를 둔 엄마로 살았다. 
언제가 인터뷰할 때다. 그녀의 입에서 도드라진 말을 들었다. “집순이예요.” 나는 그 말 그대로 믿지 못했다.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말하느냐고 하기도 뭣했고. 그렇다. 아마 세 아이를 기르는 동안, 그녀는 정말 '집순이'로 살았나보다. 

최선배 연주자와 함께한 정지선(왼쪽)

한국에 없는 특별한 공간 게토 그리고 음악, 예술

그러다 마음 깊은 곳에서 소리를 듣게 된다. 이렇게 사는 건 뭔가 빠졌어. 그래서 시작한 게 성수동의 게토얼라이브다. getto의 원래 의미는 유대인 거주지구를 말한다. 약자들의 영역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게토라는 이름에서 정지선 씨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알 것 같다.

게토얼라이브 공연 프로그램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매월 홍보해요. 지금까지 300회 이상 열렸죠. 음악은 다양해요. 재즈, 재즈와 현대무용, 밴드, 국악, 현대음악, 전자음악.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무대에 서요. 그런데 원칙 아닌 원칙이 하나 있어요. 즉흥 음악을 할 수 있어야 해요. 즉흥 연주는 음악을 마음껏 주무를 정도 되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연주자이면서 작곡(창작)을 하는 사람, 자기만의 색깔이 있고 창의적인 창작물을 가진 뮤지션, 앨범을 냈어야 해요. 뮤지션들이 게토에 서고 싶어 해요. 심지어 외국 뮤지션도 게토를 찾아오죠. 그래서일까요. 게토 홈피에는 영문이 있다. 정지선 씨가 말했어요. “공연 날에는 세종이나 분당 같은 데서도 와요. 그런데 동네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죠." 

게토얼라이브는 음악 공연 공간으로 만족하지 않아요. 연극, 전시도 해요. 미술 워크숍을 열었구요. 성수동에 문을 연 블루 보틀과도 작업을 같이하기도 했었구요. 

정지선 씨는 말했다. “게토는 단순한 공연장은 아니에요. 음악과 미술과 무용과 문학 등등 모든 분야의 예술이 융합되고 창조되는 실험실이라고 보면 되요”

게토가 걸어온 길을 아는 전문가들이 말했대요. 게토는 한국에 없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그래서일까. 2019년부터 서울문화재단이 지원하고 있대요. <jazzpeople> 같은 잡지에 소개되기도 했구요. 지원받기 전에 정지선 씨는 게토 임대료와 운영비를 대느라 집도 줄였대요. 그렇다고 아직은 그만둘 생각이 없대요. 정지선 씨 같은 예술가가 우리 동네 성수에서 잘 버텼으면 좋겠어요. 정지선 씨가 떠나면 개성 있는 뮤지션들의 라이브를 어디서 듣겠어요. 정지선 씨가 세종에 가서 공연장을 열었다고 쳐요. 그럼 내가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요? 턱도 없죠. 

성동구 지역 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절실해

두 번째 인터뷰는 게토에서 만나서 하기로 했지요. 어랍쇼, 정지선 씨의 친정 아버님이 편찮으시네. 용인을 가야 한다고 했지요. 경황이 없을 텐데 약속한 일을 지키시려고 그랬는지 나중에 전화를 주셨지요. 그래서 인터뷰 시간을 가졌네요. 

그녀는 성수동을 아꼈지요. 게토라는 공간을 성수동에서 시작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성수동에서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이라고 했다. 예술가들이 버틸 수 있을지. 상승하는 임대료가 현실적인 문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성동구(성동문화재단)에서 지원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고. 그러면 한동안 핫플레이스로 이름을 떨치다가 한적한 동네가 된 것처럼 그렇게 될까 봐 걱정했다. 

두 번째 인터뷰는 성수동 걱정으로 오랫동안 얘기를 나눠야 했다. 성동구나 서울시에서 지역 예술인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줄 수 없을까. 예술가들에게 성수동은 재난지역이나 마찬가지다. 정지선 씨 같은 예술가들이 버텨낼 수 있는 동네가 되었으면 좋겠다. 

게토얼라이브 (GhettoAlive) 
○위치 : 성동구 왕십리로 104 영화빌딩 지하1층 ○ 전화 : 02-46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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